이번 금통위 회의는 사상 처음으로 총재 공백 속에 이뤄졌지만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된 것은 4%대의 높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이어지는 데다 미국의 빅스텝(한번에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의식해 통화정책 정상화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은 금통위는 2020년 5월부터 15개월동안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0.50%로 이어오다 지난해 8월 기준금리를 0.75%로 0.25%포인트 올렸다. 이어 한은 금통위는 지난해 11월과 1월 기준금리를 두차례 연속 0.25%포인트씩 인상했다. 이번 인상까지 더해 기준금리는 1.50%까지 올라왔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예고돼왔다. 물가 상승 압력이 거센 흐름을 보이고 있어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6.06(2020년=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4.1%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대에 진입한 것은 10년3개월만이다.
한은은 물가 안정 목표치를 2%로 잡고 있지만 전년동월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해 ▲4월 2.3% ▲5월 2.6% ▲6월 2.4% ▲7월 2.6% ▲8월 2.6% ▲ 9월 2.5%로 6개월 연속 2%대를 보이다가 ▲10월 3.2% ▲11월 3.8% ▲12월 3.7% ▲올 1월 3.6% ▲2월 3.7% 등 3%대를 지속했다. 이후 지난달 4%를 돌파한 것이다.
이환석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지난 5일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원자재가격 급등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4%대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그는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2월 전망치(3.1%)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물가 상승 압력도 거세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다음달 빅스텝에 나설 가능성도 한은 금통위의 판단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기준금리가 지난 3월 0.00~0.25%에서 0.25~0.50%로 오른데 이어 5월에 빅스텝을 통해 0.75~1.00%가 되면 한국과의 금리 격차도 좁혀진다.
한은은 지난해 8월부터 선제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섰지만 자칫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은 역전현상이 발생할 경우 국내에 머무는 외국인들의 투자금이 기축통화인 달러로 몰려들 가능성이 높아진다.
급증한 가계부채도 기준금리 인상 결정을 내리는 요인이 됐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말 가계 빚은 1862조원(판매신용 포함)으로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GDP(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 비중은 104.2%로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이전인 2019년말보다 10.8%포인트 상승했다. IMF(국제통화기구) 등은 이 비중이 80%를 넘으면 위기발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금융권의 관심은 이창용 후보자가 총재로 임명된 뒤 첫 의사봉을 잡는 5월 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추가 인상될지 여부에 모아진다. 올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은 금통위는 ▲5월 26일 ▲7월 14일 ▲8월 25일 ▲10월 14일 ▲11월 24일 등 앞으로 5차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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