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의 망 사용료 분쟁이 국가 간 통상 문제로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망 이용대가 관련 이슈가 점차 몸집을 키우는 모양새다. 통신사(ISP)가 콘텐츠 회사(CP)에 망 사용료를 강제할 수 있는 법안 논의가 국회에서 점차 무르익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사실상 경고장을 날렸다.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법적 다툼으로 시작됐던 갈등이 한미 통상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크리스토퍼 델 코소 주한 미국 대사 대리는 지난 21일 주한미국상공회의소가 주최한 국내 기업환경 세미나에 참석해 망 사용료법이 미국 기업의 국내 사업과 투자를 어렵게 만들고 국제 기준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국회에서 논의 중인 망 사용료법 추진에 사실상 제동을 건 셈이다.

미국의 이 같은 태도는 이미 감지되어 왔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최근 '2022년 국가별 무역장벽 보고서'에서 "망 사용료 법안이 통과되면 한국의 국제무역 의무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최악의 경우 미국 정부가 자국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에 있는 한국 기업을 규제하는 통상 문제로 번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회 역시 망 사용료 법안 처리에 고심하는 모양새다.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21일 정보통신법안심사소위(법안 2소위)에서 발의된 망 사용료 관련 법안 6건을 결국 보류하고 업계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공청회를 열기로 했다.

망 사용료 분쟁은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간 법적 줄다리기에서 촉발됐다. 양측은 지난해 소송을 벌였고 1심 법원은 SK브로드밴드의 손을 들어줬다. 넷플릭스가 망 이용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판결이었다. 넷플릭스는 이에 불복해 2심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