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S는 러시아 석유 대체자로 주목받는 베네수엘라 현지 상황을 살펴보기 위해 지난 17일(현지시각) 데니스 소토 베네수엘라 승계 국회의원(Elected Deputy Legislator)과 비대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은 소토 승계의원. /사진=김태욱 기자(왼쪽)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유가 급등이 거세다. 지난달 7일(이하 한국시각) 기준 브렌트유는 139.1달러(17만2000원)에 거래되며 지난해 말 80달러(9만8000원)선을 훌쩍 넘었다.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약 12만4000원)를 돌파한 것은 지난 2014년 이후 처음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산유국 베네수엘라에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후안 곤잘레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선임국장과 제임스 스토리 주베네수엘라 미국 대사는 지난달 4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를 방문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이 '독재자'라며 공식 행정부 수반으로 인정하지 않는 니콜라스 마두로(Nicolas Maduro) 대통령과 델리 로드리게스 부통령을 만났다는 점이다. 당시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자유로운 선거 보장'과 '베네수엘라 원유 산업의 개혁'을 요구했다.


한국,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은 마두로 대통령을 공식 정부 수반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이유는 지난 2018년 대선이 부정선거였다는 점, 반정부 인사들을 탄압한 점 등이다. 우리나라도 지난 2019년 2월 야권 인사인 후안 과이도(Juan Guaido) 전 국회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머니S는 정확한 사실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17일 여권 인사인 데니스 소토(Denis Soto) 승계 국회의원(Unidad Popular Venezolana)과 비대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2020년 12월 연합사회당(PSUV) 국회의원 선거에서 승계의원으로 당선된 그는 "베네수엘라는 미국과의 대화를 거부한 적이 없다"며 "전 세계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고 말했다.
"美방문단, 베네수엘라 PDVSA-Chevron 합작법인 운영 논의"
사진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왼쪽)과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 /사진=로이터
-?미국과 베네수엘라 사이 만남이 있었다. 어떻게 평가하는가?
확실한 점은 이번 양국간의 만남이 철저히 상업적 관계라는 것이다. 미국이 친선 혹은 외교적 관계를 도모하기 위해 (카라카스에) 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주 베네수엘라?미 대사관은 오랜 기간 사실상 폐쇄상태를 유지했다. 베네수엘라 국민을 억압한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도움이 필요해지자 카라카스로 달려왔다.

-'억압'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가한 경제제재를 언급하는 것인가?


맞다. 그들은 자신들이 전 세계를 통치해야 한다는 착각에 빠진 것처럼 행동한다.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미국의 가혹한 제재로 의약품과 식품 등을 마음대로 구매하지 못했다. 우리의 기본권을 침해한 이들이 이제는 우리나라에 진출한 셰브론(Chevron) 재운영을 희망한다고 말한다.

지난달 14일 로이터는 '단독: 셰브론, 베네수엘라 제재 완화 시 베네수엘라산 원유 운반 시작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인) PDVSA(Petrleos de Venezuela S.A)와 셰브론 합작법인 4개사를 말하는 것인가? 제재가 완화돼도 지난달 기준 베네수엘라 일일 원유 생산량이 75만5000배럴에 불과해 생산능력을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4개의 합작법인을 언급한 것이 맞다. 하지만 우리의 생산능력이 75만5000배럴에 불과하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우리는 가혹한 제재 속에서도 일일 원유 생산능력을 300만배럴 혹은 그 이상으로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물론 이는 미국의 불법적인 제재에 맞서 러시아 등 이웃 국가들과 협력하며 석유 생산능력을 유지한 덕분이다.

- 방금 이웃국가로 러시아를 언급했다. 미국과 대화에 나선 베네수엘라가 러시아와 거리두기에 나섰다는 관측도 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 인터뷰 초반에 미국과의 관계가 '상업적'이라고 강조한 이유다.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러시아에 깊은 감사함을 느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고통받을 때 우리는 미국(의 제재) 때문에 백신 구매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는데 당시 러시아가 (우리에게)도움의 손길을 건넸다. (러시아산) 스푸트니크V 덕분에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었다.
"베네수엘라, 기업하기 좋은 국가… 국유화 두려워 말라"
사진 왼쪽은 본지와 비대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데니스 소토(Denis Soto) 승계 국회의원. /사진=김태욱 기자(왼쪽), 소토 승계의원 인스타그램
-다시 석유 이야기로 돌아가겠다. 베네수엘라 행정부는 최근 아스드루발 (국영석유회사) PDVSA 대표이사가 미 셰브론 본사에 현지 합작법인 운영 자율권 등 운신의 폭을 넓혀주자고 제안한 것을 거절한 것으로 알고 있다. 사실인가?
베네수엘라 유일 합법 정부인 마두로 행정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우리는 Tareck El Aissami 석유부 장관의 지휘하에 하나의 목소리만을 내고 있다. 재차 강조하지만 베네수엘라에 존재하는 '유일 합법 정부'인 마두로 정부에서는 석유와 관련해 이견이 없다.

- 하지만 베네수엘라가 외국 기업들의 현지 진출 시 합작법인(Joint Venture) 설립을 강요하고, 법인 설립 시 최대주주를 베네수엘라 정부로 명시하는 점 등이 기업활동을 어렵게 하는 것 아닌가?

셰브론이 이 땅에 온 이유를 되새겨야 한다. 베네수엘라는 우리나라 석유산업 강화를 도모하기 위해 그들(셰브론)을 받아들인 것이다. 미국 기업의 이익을 위해 합작법인을 만든 것이 아니다. 즉, 셰브론은 PDVSA 시설을 빌려 베네수엘라 석유산업에 도움을 주는 주체다.

현재 셰브론이 현지 합작법인 4개사 페트로보스칸(39.2%) 페트로인데펜디엔테(25.2%) 페트로피아르(30%) 페트로인데펜덴시아(34%)에 보유 중인 지분(주식)은 모두 40% 이하다.

-합작법인 최대주주를 셰브론으로 넘기는 것이 베네수엘라 경제에 도움이 될 것 같다. PDVSA 경영진의 제안이 사실이 아니더라도 상당 부분 공감된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PDVSA 경영진과 석유부 사이 갈등은 처음 듣는 말이다.

-과거 차베스 대통령부터 시작된 베네수엘라의 국유화 움직임이 외국 기업들의 진출을 어렵게 하는 것이 현실이다. 미 켈로그(Kellogg)가 대표적 사례 아닌가.

질문 자체가 모순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베네수엘라는 기업하기 좋은 국가다. 당장 2차 세계대전 당시 포르투갈, 스페인 등 전 세계 기업가들이 베네수엘라로 이민을 왔다. 베네수엘라는 이후에도 그들의 기업활동을 방해한 적이 없다.

-차베스 전 대통령은 민영기업이던 PDVSA를 국유화시켰으며 켈로그 등 외국 기업들이 베네수엘라의 갑작스런 국유화 선언에 당황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PDVSA의 국유화는 당연한 순리다. PDVSA는 국민의 세금으로 성장한 회사다. 심지어 베네수엘라 원유를 기반으로 설립됐다. 그런 기업이 민영기업으로 남는 것이 되레 모순 아닌가?
사진은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 PDVSA 로고(왼쪽)와 미 셰브론 로고. /사진=로이터
- 하지만 미국 기업인 켈로그의 국유화(압류)는 여전히 설명이 안된다.
▶베네수엘라는 (외국기업이) 국내법을 지키는 한 민영기업의 자유로운 기업활동을 존중한다. 당장 마두로 대통령도 이런 점을 연설 등을 통해 강조하지 않았는가.

-앞으로 제재가 완화돼 한국 기업이 (베네수엘라에) 재진출할 경우 국유화를 걱정 안해도 되나.

모든 것은 베네수엘라 국내법에 따라 진행될 것이다. 베네수엘라는 외국자본을 항상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베네수엘라는 외국기업을 위한 지원금 등 여러 지원책을 마련했다. 추가로 꼭 강조하고 싶은 말이 있다. 우리는 미국 등 서방에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 국제법에 따라 행동할 것을 요청할 뿐이다. 미국이 우리한테 가한 제재가 합법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하지만 우고 차베스 사령관의 정신을 이어받은 베네수엘라의 유일 합법정부인 마두로 행정부는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사랑한다. 그런 점에서 미국과 대화에 나선 것이다.

-방금 '유일 합법 정부'라는 표현이 흥미롭다. 한국과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은 현재 마두로 대통령을 공식 정부수반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한국과 미국은 후안 과이도 전 국회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한 바 있다.

후안 과이도라는 인물은 언급할 가치가 없다. 미국의 경제적 지원을 등에 업은 그는 베네수엘라 역사상 최악의 수치다. 그는 국가 전복을 꿈꾸는 인물이다.

-과이도의 주장인 '2018 대선이 부정선거였다'라는 것도 부인하는가?

2018 대선은 지극히 정상적이었다. 미국이 이를 부정선거로 규정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미국은 근거가 있나. 내정간섭 아닌가.?
"후안 과이도는 베네수엘라의 수치… 차베스는 나의 아버지"
사진은 국회를 찾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지난 2019년 1월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 초상화 옆을 지나는 모습. /사진=로이터
-앞서 마두로 대통령을 설명하며 '차베스의 정신을 이어받은 합법적 정부'라고 언급했다. 차베스는 어떤 인물인가.
차베스 지휘관은 대통령 이상의 의미가 있다. 우리는 그를 만남으로써 눈을 떴다. '21세기 해방자'인 차베스는 우리를 구했다. 그의 가장 큰 업적은 '사람으로서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줬다는 것'이다.

-하지만 차베스의 경제정책으로 오늘날 베네수엘라의 초인플레이션 등 경제위기가 발생했다는 지적도 있다. 베네수엘라 경제가 어렵다는 사실을 부정하기는 어렵지 않은가.

균형 잡힌 언론이 필요한 이유다. 당장 올해 베네수엘라 경제가 20% 성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지 않나. 미국도 인플레이션으로 힘들어한다. 미국 국민들은 집을 잃고 거리로 나오고 있지만 반대로 베네수엘라 경제는 성장하고 있다.

-20% 성장을 예측한 크레디트 스위스는 그 이유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석유 수요 증가'를 꼽았다. 그 맥락에서 과거 차베스 집권기 풍요로운 경제도 높은 유가 덕분 아닌가. 지금은 전쟁 등으로 예외적인 상황이지만 지난 10년동안 셰일 산업의 부흥 등 에너지 지형이 완전히 변했다.

자유진영 국가들은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서방 언론을 믿지 마라. 가령 서방 언론은 이곳에 인권이 없다고 주장한다. 전 세계 언론인들을 초대해 경제적으로 낙후된 사람들이 다수 거주하는 슬럼가로 모시고 싶다. 그들(슬럼가 주민들)은 현 정부에 반대의견을 표할 수도 있겠지만 당국은 인터뷰를 막지 않을 것이다.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도 할 말이 있다. 우리는 (자국 화폐인)볼리바르, 위안화, 가상화폐 외에도 '석유'라는 화폐가 있다. 우리는 볼리바르 개혁을 통해 경제를 안정화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전 세계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전 세계 독자) 여러분을 베네수엘라로 초대한다. (여러분은)카라카스 국제공항에 도착함과 동시에 베네수엘라와 사랑에 빠질 것이다. 우고 차베스, 우리의 사령관이자 아버지가 가르친대로 우리는 평화와 인권을 존중·지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