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의 중고차 사업이 중소기업사업조정심의회 권고에 따라 내년 5월부터 가능하게 됐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중고차 매매단지 전경. /사진=뉴시스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중심이 된 한 완성차업계의 중고차사업 진출이 1년 미뤄졌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 28일 열린 중소기업사업조정심의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대기업 중고차 시장 진출 관련 최종 권고안을 확정해서다.
29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전날 확정된 권고안에 따라 완성차업계의 중고차시장 진출은 1년 유예되고 2023년 1~4월까지 각각 5000대 내에서 인증 중고차 시범판매만 허용된다.
완성차업계 vs 기존업계 팽팽한 대립
그동안 중고차업계는 2년 내지 3년 동안 사업개시를 연기하고 그 이후에도 최대 3년 동안 매입 및 판매를 제한할 것을 요구했다.
반면 현대차·기아는 사업개시 연기와 매입 제한은 절대 불가라는 입장을 보였다. 판매에 대해서는 2022년 4.4%, 2023년 6.2%, 2024년 8.8% 범위 내에서 제한 가능 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측은 지난 2월부터 2차례 당사자 자율조정과 민간위원이 참여하는 자율사업조정협의회를 4차례 열고 합의도출을 위해 노력했지만 입장차가 극명해 거리를 좁히지 못했다.


지난 3월 열린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에서는 중고자동차판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지 않아 사실상 완성차업계의 중고차시장 진출이 허용했다.

다만 중기부는 완성차업계의 중고차시장 진출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피해가 예상된다며 사업조정심의위원회에서 논의하기로 했고 이날 관련 내용이 최종 결정됐다.

이번 결정에 따라 판매대수도 묶인다. 2023년 5월1일부터 2024년 4월30일까지는 현대차 2.9%, 기아 2.1%로, 2024년 5월1일부터 2025년 4월30일까지는 현대차 4.1%, 기아 2.9%로 제한된다. 매입 범위도 신차를 구매하려는 고객의 중고차 매입 요청시에만 매입할 수 있도록 한다.


이번 사업조정 권고는 3년 동안 적용되며 법적 효력이 있다. 사업조정심의회는 권고안이 이행되지 않았을 때 이행명령을 내린다. 이후에도 불이행하면 대중소기업상생협약촉진에관한법률 41조2항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현대차·기아의 중고차 사업이 중소기업사업조정심의회 권고에 따라 내년 5월부터 허용된다. 사진은 서울 양재동 현대차·기아 사옥. /사진=현대차
현대차 "시장 변화 원하는 소비자 뜻과 다른 아쉬운 결과"
중소기업사업조정심의회가 권고한 이번 결정으로 단식투쟁도 불사하겠다는 기존 업계는 당분간 안도할 수 있게 됐다.
반면 현대차·기아는 이날 결정이 다소 아쉽다는 입장이다. 중고차시장의 변화를 절실히 원하는 소비자의 뜻을 고려하면 다소 아쉬운 결과라는 것.
현대차·기아는 사업개시 1년 유예 권고는 완성차업계가 제공하는 신뢰도 높은 고품질의 중고차와 투명하고 객관적인 거래환경을 기대하고 있는 소비자들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아 가장 아쉬운 부분이라고 짚었다.

다만 현대차·기아는 대승적 차원에서 권고내용을 따르기로 했다. 중고차 소비자들의 권익 증대와 중고차시장의 양적·질적 발전, 기존 중고차업계와의 상생을 목표로 중고차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도록 준비하겠다는 각오.

현대차 관계자는 "철저하게 사업을 준비해 내년 1월에 시범사업을 선보이고 같은해 5월부터는 현대차와 기아 인증중고차를 소비자들에게 본격적으로 공급하면서 사업을 개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기아는 중고차업계와의 상생협력과 상호발전을 위해 연도별로 시장점유율 상한을 설정해 단계적으로 시장에 진입하고 인증중고차 대상 외 차는 중고차 매매업계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밖에 다양한 출처의 중고차 관련 정보를 수집·분석한 뒤 종합해서 제공하는 중고차 통합정보 오픈 시스템도 구축해 정보의 독점을 해소하고 중고차시장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