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체 가구 중 17.2%가 '적자 가구'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서울시내 은행 대출창구에서 시민들이 업무를 보는 모습./사진=뉴스1
국내 전체 가구 중 17.2%가 '적자 가구'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9일 한국금융연구원이 전날 발간한 '가계 재무 상태가 적자인 가구의 특징과 개선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금융복지조사 자료를 이용해 계산한 결과 국내 전체 2052만 가구의 17.2%인 354만 가구가 적자 가구에 해당했다.

한국은행은 금융안정상황 등을 분석할 때 소득을 '필수적인 소비지출'과 '이자 외 비소비지출', '금융채무에 대한 원리금 상환'에 쓰고 나면 남는 것이 없는 가구를 '적자 가구'라고 정의한다.


보고서는 354만 적자 가구의 연평균 경상소득은 4600만원으로 분석한 가운데 평균 연 원리금상환액은 4500만원으로 파악했다. 이외 평균 연간 필수 소비지출은 2400만원, 이자 외 비소비지출은 900만원이었다. 원리금 상환액이 적자의 가장 큰 요인으로 나타났다.

가계의 재무상태 중 유동성 위험을 파악하는 저축액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적자가구가 1.6배, 흑자가구가 0.7배로 큰 격차를 보였다.

소득대비대출비율(LTI)이 5배 이상인 '고(高) LTI 가구'는 84만가구로 금융부채가 있는 가구(1200만가구)의 7.1%에 달했다. '고 LTI' 가구의 평균 금융부채는 4억원으로 금융부채 보유 가구의 평균 금융부채(1억1000만원) 대비 4배가량 달했다. 고 LTI 가구 중 적자 가구는 52만가구로 61.5%를 차지했다.


노형식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득이 지출에 미치지 못해 빚으로 적자를 메우고 있다면 문제"라며 "적자 누적으로 인한 부채 누증이 적자를 심화할 가능성도 있어 정책적 주안점은 높은 LTI를 해소해야 하는데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354만 적자 가구 가운데 66만가구(18.6%)는 세입자로부터 받은 전월세 보증금으로 적자를 메우고 있을 가능성이 크며 전셋값이 하락할 경우 세입자에게 보증금 상환이 어려워질 수 있어 취약가구의 임대보증금이 경제충격 파급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노 연구위원은 "가구의 부채규모를 통제할 수 있어도 향후 물가상승과 금리상승으로 경제상황이 전개되는 경우 필수 소비지출과 이자지급액 증가로 인해 흑자 가구의 가계재무 상태도 취약해질 수 있다"며 "흑자 여부를 막론하고 가계 차원의 자구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