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고객 돈 훔치는 은행원, 수천억 사라져도 깜깜이
② 구멍난 내부통제… 금융당국 새 수장들 과제는
③ 계류 중인 금융회사 내부통제 법안 탄력
최근 우리은행, 새마을금고 등에서 대규모 횡령 사건이 발생하면서 금융권의 내부통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금융사의 생명인 보안과 신뢰에 금이 갔고 횡령범들이 빼돌린 돈의 대다수가 주식, 도박자금으로 탕진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분노의 목소리가 거세졌다.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금융사들은 '내부통제 강화'를 해결과제로 내세우고 있지만 이는 속 빈 구호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와 비교해서 여전히 내부통제 역량이 부족하고 처벌 수준이 낮아 근본적인 문제를 손질하지 않는다면 '횡령 잔혹사'가 반복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허술한 감시망, 관련 제도 부재의 그림자가 짙어지면서 윤석열 정부는 금융사 내부통제 개선을 국정과제로 꺼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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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사고… "허술한 내부통제, 처벌규정 부제가 화 키워"━
올해 상반기에만 우리은행, 신한은행, 새마을금고까지 1·2금융권을 막론하고 동시다발적인 금융사고가 발생하면서 금융사의 내부통제 관리·감독이 수면 위로 올랐다.우리나라에서 금융기관의 내부통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된 시기는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이후다. 대위기로 경제 곳곳 구멍이 보이면서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 경영 투명성 제고의 필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이후 정부는 2000년 4월 사전적·상시적 통제와 감독 기능이 필요하다는 IMF의 지배구조 개선 권고에 따라 사외이사·감사위원회 제도와 함께 내부통제 및 준법감시인 제도를 시행했다.
해외에서도 내부통제 관련 제도는 굵직한 금융위기, 사건·사고를 통해 모습을 갖춰 나갔다. 미국은 1972년 '워터게이트 사건'을 계기로 FCPA(해외부패방지법)를 제정했고 영국은 '검은 수요일'로 불리는 1992년 파운드화 폭락 사태로 금융기관의 보수적 관행, 취약한 위험관리가 떠오르자 내부통제에 대한 논의에 속도가 붙었다. 일본은 1990~2000년 사이 급격하게 발생한 각종 회계부정 사건을 계기로 2005년 회사법에서 내부통제에 대한 규정을 마련했다.
내부통제가 활발하게 논의된 배경은 비슷하지만 국내 금융사의 내부통제 시스템은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은 2010년 CCO(최고융합책임자)에게 컴플라이언스 보고서 책임을 맡겼고 보고서 내용이 부정확할 경우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영국은 2016년 고위 경영진에 대한 내부통제 책임을 '법적 의무' 부과로 명문화했다. 반면 한국은 금전적 처벌 관련 규정이 없어 사고 발생 시 처벌 수위는 개인에 대한 인적 징벌 수준에 그친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주요국 내부통제 제도 현황 및 한국 내부통제 제도 개선 방향' 보고서를 통해 "미국, 영국 등 주요국 금융사가 내부통제 역량 강화를 위해 인적, 물적 인프라 투자를 강화해 온 반면 과거 한국 금융사는 다소 소극적으로 대응해왔다"고 짚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그동안 정부의 규제라는 울타리 안에서 독과점 체제로 안일하게 경영을 지속한 금융사들의 직업윤리의식이 실종된 상황에서 허술한 금융사 내부통제와 관리·감독, 관련 제도의 미흡 등이 횡령 등 금융사고를 야기했다"며 "여기에 사고가 발생해도 임원을 제재하는 수준에 그치는 금융감독당국의 처벌규정 부족 등도 화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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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도 빼든 내부통제 강화… 경종 울릴 수 있을까━
반복되는 사고에 금융당국의 책임론이 대두되면서 윤석열 정부의 초대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의 첫 과제는 금융사고 방지가 될 전망이다.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110대 국정과제'에 금융사 내부통제 내용을 담으며 개선 의지를 밝힌 만큼 금융사 내부통제제도 개편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무엇보다 새 정부의 금융당국 수장의 교집합이 '리스크 관리'로 모이면서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된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은 금융위기 당시 금융정책 실무를 총괄하는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을 지낸 인물로 '리스크 관리 전문가'라는 평가가 따라 붙는다.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책사'로 불리는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의 기본 금융정책 방향은 '리스크 관리'로 그는 지난달 취임 당시 "국내외 금융 리스크가 확대돼 경제, 금융 전반적인 상황이 어려운 중차대한 시기"라고 진단한 바 있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내부통제라는 것은 내부규정이나 절차를 제대로 지켰는지를 확인하고 감시·감독을 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갖췄는지에 달렸는데 최근 벌어진 횡령사고들은 이 같은 원칙 부재, 내부 자금 이동에 대한 더블체크(재확인)가 부족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새 정부와 금융당국이 내부통제 강화에 대한 의지를 밝혔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결국 내부통제에 대한 각 금융사의 의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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