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차등적용이 내년에 시행될 것인지 주목된다. 사진은 지난달 18일 최저임금 차등적용 근거조문 삭제를 요구하는 아르바이트 노동조합. /사진=뉴시스
▶기사 게재 순서
①치솟는 물가… 경영계 vs 노동계, 최저임금 갈등 더 커진다
②도마에 오른 '생계비'… 내년 최저임금 반영될까
③뜨거운 감자 '최저임금 차등적용' 실현 가능성은?
최저임금 차등적용의 내년 시행 가능성이 주목된다. 경영계는 지불능력이 부족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을 위해 최저임금을 차등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법적 근거 미비, 쉽지 않은 사회적 합의 등의 영향으로 내년도 시행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尹이 쏘아 올린 최저임금 차등적용에 엇갈린 경영·노동계
최저임금 차등적용은 각 지역별로 최저임금 수준이 다른 '지역별 차등적용'과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다르게 지급하는 '업종별 차등적용'으로 나뉜다. 지역·업종별로 각 기업들의 최저임금 지불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최저임금 차등적용은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 도입 필요성을 언급하며 주요 의제로 떠올랐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월7일 유세에서 "지불능력이 없는 자영업자·중소기업이 대기업과 똑같은 수준으로 임금을 지급하면 도산할 수밖에 없다"며 최저임금 차등적용 필요성을 얘기했다.


경영계와 노동계는 앞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1·2차 전원회의에서 최저임금 차등적용에 대해 상반된 주장을 펼쳤다.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노동계가 원천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업종별 차등적용을 심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태희 중소기업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도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조절하고 차등적용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근로자위원인 이동호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장은 "업종별 차등적용과 같은 불필요한 논쟁은 걷어내야 한다"며 "최저임금 본래 목적을 확립할 수 있는 논의가 이어져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박희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위원장도 "지역별 차등적용은 최저임금위원회 심의 대상이 아니고 업종별 차등적용도 근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목 집중 최저임금 차등적용, 내년 도입 가능성 낮아
최저임금 차등적용이 내년에 시행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사진은 4월5일 최저임금위원회 제1차 전원회의. /사진=뉴스1(공동취재단)
최저임금 차등적용에 대한 노사 이견이 심화되고 있으나 당장 내년도부터 최저임금 차등적용이 시행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법적 근거 확보, 사회적 합의 등이 필요할뿐더러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와 윤 대통령 공식 공약집 등에 최저임금 차등적용 관련 내용이 없어 윤 대통령이 관련 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최저임금법에는 지역별 차등적용에 관한 내용은 기재돼 있지 않다. 법적 근거가 없는 상황으로 지역별 차등적용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최저임금 차등적용에 반대하고 있어 지역별 차등적용 관련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업종별 차등적용과 관련해서는 법적 기준이 마련된 상태다. 최저임금법 제4조는 "사업의 종류별로 최저임금을 구분해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다만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다르게 설정하기 위해서는 최저임금을 차등적용하는 기준이 있어야 하는데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단기간에 이뤄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저임금 수준을 낮게 설정할 업종을 선택하는 것부터 문제다. 최저임금이 낮은 업종에 대한 기피 현상 및 낙인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영향이다. 노동계는 이 이유로 업종별 차등적용은 현대판 계급제와 같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업종에 따라 임금을 달리 지급하고 싶다면 기피 현상과 낙인효과가 발생하지 않도록 여력이 되는 업종에서 최저임금보다 더 높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할 것을 요구한다.

경영계는 최저임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비율인 '최저임금 미만율'이 높은 숙박음식업(40.2%) 등에 대해 최저임금 수준을 낮춰야 한다고 말하고 있으나 고급 식당·호텔 등에서도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하는 것이 맞느냐는 반박이 나온다.

최저임금 차등적용에 대한 논의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업종별 차등적용이 시행된 사례는 제도가 처음 도입된 1988년이 유일하다. 지역별 차등적용은 지금껏 단 한차례도 시행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최저임금 차등적용에 대한 공식 공약을 내놓지 않은 것도 내년도 최저임금 차등적용이 시행되지 않을 것이란 주장에 힘을 싣는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지난달 발표한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의 노동정책 부분을 보면 근로시간 유연화, 세대 상생형 임금체계 확산 등은 언급됐으나 최저임금 차등적용과 관련된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 윤 대통령의 후보 시절 공식 공약집에도 근로시간 유연화와 임금체계 개선, 상생의 노사관계 추진 등이 적혀 있을 뿐 최저임금 차등적용과 관련된 내용은 기재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