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14일 선거 유세도중 총격으로 숨진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장례식을 오는 9월 국장으로 치르겠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기시다 총리가 지난 14일 일본 도쿄 자민당사에서 기자회견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총격으로 피살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장례를 국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이를 두고 보수층에 대한 배려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15일 일본 지지통신은 기시다 총리가 아베 전 총리의 장례식을 국장으로 선택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아베 전 총리를 지지한 보수층을 배려했다"면서도 "아베 정권이 집단적 자위권 행사 등 국론을 분열시킨 전례가 있는 만큼 국장을 치르는 것이 야당 지지자들로부터 이해를 얻을지는 알 수 없다"는 말로 한계점을 시사했다.

기시다 총리는 앞서 지난 14일 기자회견에서 아베 전 총리의 국장을 오는 9월에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일본 매체 NHK는 기시다 총리의 말을 인용해 "헌법 수립 역사상 최장수 총리로 탁월한 지도력과 집행력을 발휘했다"며 "동일본 대지진 재건과 아베노믹스 등 경제 활성화 등 위업을 달성했다"고 전했다. 이어 "국내외에서 수많은 이에게 애도를 받았다"고 덧붙이며 국장의 의의를 설명했다.


전후 일본에서 총리 국장이 치러진 사례는 지난 1967년 사망한 요시다 시게루 전 총리가 유일하다. 아베 전 총리의 국장은 두 번째 사례다.

지난 1980년 사망한 오히라 마사요시 전 총리 이후 '내각·자민당 합동장'이 관례화됐다. 그러나 아베 전 총리가 선거 유세 도중 총격으로 숨지자 집권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이자 아베 전 총리가 이끌던 '아베파' 등 보수계 국회의원들로부터 국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기시다 총리의 결단에 자민당 내에선 환영의 목소리가 나온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재생상은 15일 기자단에 "내각으로서 (국장) 판단은 기쁘다"며 "거국적으로 공적을 평가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파의 한 각료도 "(기시다) 총리가 결단해 줘서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지난 아베정권 당시 재무성 결재문서 변조 등 스캔들을 둘러싸고 일본 온라인 상에선 국장을 치르는 것에 찬반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20년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의 합동장에서도 1억9000만엔(약 18억1400만원)의 비용을 국가와 당이 각각 절반씩 부담했지만 일각에서는 "많은 지출"이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야당을 비롯해 자민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자민당 한 간부는 "사망 직후 드러나지 않은 비판이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입헌민주당 관계자는 "간소하게 장례를 치러야 아베를 찬양하지 않을까"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