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재계 등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열린 이사회를 통해 충북 청주공장 증설 계획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SK하이닉스는 오는 2025년까지 총 4조3000억원을 투자해 청주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에 신규 반도체 공장을 증설할 계획이었으나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 계획을 미뤘다.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과도한 투자가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3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제주포럼에서 "(하반기 경기침체로 인해) 전술적 측면에서 투자 지연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1조7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에 짓기로 한 원통형 배터리공장 건설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고환율·고물가 영향으로 해당 공장의 투자비가 2조원 중반까지 급증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공장 건설 후 배터리 제품 판매 시 판매 가격에 이를 반영할 수 있을지를 두고 이해관계자들과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잇따라 투자를 미루면서 지난 5월 발표한 투자 계획도 철회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된다. 그룹별로 2025~2026년까지 각각 ▲삼성 450조원 ▲SK 247조원 ▲현대자동차 63조원 ▲LG 106조원 ▲롯데 37조원 ▲포스코 53조원 ▲한화 37조6000억원 등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지난달 30일 '500대 기업 하반기 국내 투자 계획 조사'를 통해 국내 대기업들의 올해 하반기 투자 활동이 상반기에 비해 부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대비 하반기 투자를 축소하겠다고 밝힌 기업이 28%에 달한다. 상반기보다 투자를 늘리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16.0%에 그쳤다.
투자 규모를 줄이려는 이유(복수응답)는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 등 국내외 경제 불안정(43.3%)이 가장 높았다. 자금조달 환경 악화(19.0%), 주요 프로젝트 완료(11.5%), 글로벌 경기침체(9.1%), 하반기 실적 악화 전망(7.5%) 등이 뒤를 이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고물가·고환율·고금리 현상 등 경영 불확실성에 직면한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투자를 늘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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