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입성에 부푼 꿈을 꿨지만 또 한 번 고배를 마셨다.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본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신 회장은 "재무적투자자인 어피니티와 분쟁 중인 것은 사실이지만 상장 규정상 문제되는 건 없다"며 자신감을 내비췄다.
하지만 이날 한국거래소는 상장공시위원회를 개최해 교보생명의 상장예비심사를 진행한 결과 미승인을 결정했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규정에 따르면 상장하는 회사는 경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소송 등이 없는 '경영 안정성'이 입증돼야 한다.
결국 어피니티와 분쟁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올해 코스피에 입성하겠다는 신 회장의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서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가 과제로 남았다.
신 회장과 어퍼니티의 인연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교보생명 지분 24%를 들고 있던 대우인터내셔널이 2010년 포스코에 넘어가며 지분 전부를 매각하기로 한 것이 그 시작이다.
신 회장은 당시 경영권을 위협 받을 수도 있는 상황에 놓였는데 2012년 어피니티가 백기사(최대주주에 우호적 주주)로 대우인터내셔널의 교보생명 지분을 1조2054억원에 매입하며 한숨 돌리게 됐다.
당시 어피니티는 신 회장과 2015년 9월까지 교보생명의 기업공개가 이뤄지지 않으면 지분을 되팔 수 있는 풋옵션 계약을 맺었다.
교보생명이 2015년 기업공개를 포기하자 어피니티는 2018년 10월 풋옵션을 행사했다. 이후 정확한 지분가치를 얼마로 보느냐를 두고 신 회장과 어피니티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2022년 6월 말 교보생명 지분은 현재 신 회장이 33.78%, 어피니티가 24%를 보유하고 있다.
어피니티는 신 회장에게 지분 24%를 넘길 권리(풋옵션)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행사하는 과정에서 지분가치를 놓고 신 회장 측과 갈등을 겪고 있다. 어피니티는 주당 40만9000원을, 신 회장은 주당 20만원대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이 세 번째 코스피 입성에 실패한 주요한 원인은 신 회장과 어피니티 사이의 분쟁이다. 한국거래소는 주요 주주 사이 분쟁을 지배구조 안정성을 해칠 수 있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교보생명이 다시 상장에 도전해 성공하려면 신 회장과 어피니티의 갈등이 먼저 해소돼야 하는 셈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코스피 상장에 또 도전할 것"이라며 "어피니티가 적극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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