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 참석,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사진=임한별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27일(현지시간) 다시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한미 기준금리가 약 2년 반 만에 역전됐다.
미 연준이 긴축통화에 속도를 내면서 한국은행이 다음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또 한 번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밟을지 관심이 쏠린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린 2.25∼2.50%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한국 기준금리(2.25%)를 추월했고 한미 금리는 2020년 2월 이후 약 2년 반 만에 처음 역전됐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은 이미 예상했던 시나리오다. 미국의 지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9.1%를 기록하는 등 인플레이션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연준은 "2%대 물가 상승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금리 인상을 결정했으며,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으로 전망한다"라면서 대차대조표 축소도 계획대로 진행해 양적 긴축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당장 한은은 다음달 금통위에서 빅스텝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현재 2.25%인 한국 기준금리가 연말까지 세 차례(8·10·11월) 남은 금통위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계속 올라 연말 2.75∼3.00%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사상 처음 빅스텝을 단행한 지난 13일 금통위 직후 제시한 금리 인상 경로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본 셈이다. 이 총재는 당시 "당분간 금리를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연말 기준금리가 2.75∼3.00%까지 오를 수 있다는 시장 전망에 대해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한은에 따르면 7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6월(3.9%)보다 0.8%포인트 오른 4.7%로 집계됐다. 기대인플레이션율과 상승 폭 모두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사상 최고와 최대다.

서영경 한은 금융통화위원 "향후 금리인상 속도는 하반기와 내년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소폭 상회하고 물가상승률이 수개월내 고점을 지나 점차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 아래 점진적인 인상경로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되는 동시에 성장의 하방압력이 확대되면서 물가와 성장 간 상충관계(trade-off) 심화된다면 정책결정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