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두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밟았다. 사진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사진=로이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에 이어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밟으면서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0.25%포인트 높아졌다. 이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출 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연준은 26~27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1.50~1.75%였던 기준금리를 2.25~2.50%로 0.75%포인트 인상했다.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2% 목표로 되돌리는 것에 대해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목표범위에 대한 지속적인 인상이 적절할 것"이라며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이처럼 연준이 경기 침체 우려에도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는 것은 미국의 물가 상승세가 가팔라서다. 6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9.1%에 달해 1980년 11월 이후 42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앞서 미국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2년간 유지했던 제로금리에서 벗어나 지난 3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데 이어 5월 0.5%포인트의 빅스텝, 6월과 7월 각각 0.75%포인트의 빅스텝을 밟으며 4개월만에 금리를 2.25%포인트 올렸다.

6월 연준의 자이언트스텝은 28년만에 처음이기도 했지만 두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은 이례적이다. 당초 시장에선 물가 상승세를 방어하기 위해 한번에 금리를 1.00%포인트 올리는 울트라스텝 가능성도 점쳐졌지만 이같은 초강수는 경기침체를 앞당길 수 있다는 우려에 자이언트스텝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기준금리가 2.25~2.50%로 올라오면서 한국 기준금리(2.25%) 보다 상단 기준으로 0.25%포인트 높아졌다.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은 한·미 기준금리 역전은 2020년 2월 이후 2년6개월만이다.

문제는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지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가는 만큼 국내 투자 자금이 대거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 또 원화 가치가 떨어져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르면 수입 물가는 더 오르고 이는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이렇게 되면 한은은 고물가를 방어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하게 되면 이는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하지만 정부와 한국은행은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돼도 외국인 자본이 대거 빠져나갈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3일 사상 첫 빅스텝을 단행한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감내 가능한 금리 역전 폭은 어느정도 수준이냐는 질문에 "미국의 물가 상승률은 우리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고 미국의 경기는 아직까진 비교적 잘 버티고 있기 때문에 금리를 큰 폭으로 올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그렇다면 금리가 역전될 텐데 역전 그 자체로 문제가 된다고 보지 않는다. 신흥국에 미치는 파급 효과, 외환시장 자본유출 여부 등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한미 정책금리 역전으로 일각에서 외국인 자금유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나 과거 세차례 역전현상 때 국내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오히려 순유입을 유지한 바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유출은 물론 무역적자 등으로 인한 경기 침체를 우려하고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투자를 유도하려면 적어도 한국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1% 높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며 "한은도 다음달 기준금리를 올려 외국인 자금을 붙잡아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