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온시스템 경주공장. /사진=한온시스템
자동차 공조·열관리 전문업체 한온시스템의 차입금 부담이 3년 새 약 4배 심화됐다. 2019년 E&FP(마그나인터내셔널 유압제어사업부)를 인수하며 차입금이 늘었고 코로나19 여파로 완성차업체의 공급물량이 감소하며 부담이 커졌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온시스템의 순차입금은 2018년 6417억원, 2019년 2조349억원, 2020년 2조918억원, 2021년 2조3065억원으로 증가했다. 올 1분기에는 2조4432억원으로 확대됐다.

순차입금은 총차입금에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차감한 금액이다. 2019년 1조4000억원 규모의 E&FP 인수로 차입 지표가 악화된데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자동차 수요 부진으로 부담이 가중됐다. E&FP 인수 전인 2018년 말 기준 1조6700억원 수준이던 총차입금은 지난해 말 3조7200억원으로 커졌다. 2018년 4337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3257억원로 감소했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은 3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6% 줄었다.


재무부담으로 한온시스템의 신용등급도 흔들리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한온시스템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낮췄다. 한온시스템의 부채비율이 2018년 151.2%에서 올 1분기 239%로 1.6배 이상 높아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 의존도는 12%에서 29.2%로 올랐다. 차량 반도체 수급난이 장기화할 우려가 커지며 차입금 상환 재원 마련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한온시스템의 늦어지는 재무개선은 매각 절차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주주 한앤컴퍼니는 지난해 1분기부터 한온시스템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거래 대상은 한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가 보유한 지분 70%로 7조~8조원 규모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실적이 뒷걸음질을 치고 있어 몸값을 낮추지 않으면 매각이 철회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전장회사 하만을 인수한 가격이 9조원"이라며 "한온시스템이 몸값을 이와 비슷하게 내놨는데 재무 상황, 실적 등을 고려하면 너무 높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을 낮춰야 한온시스템을 찾는 곳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