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불신의 아이콘서 귀하신 몸 등극
②신차값 역전현상까지… 여전히 고공행진
③겉은 멀쩡, 속은 부식… 좋은 중고차 사는 법은?
그동안 소비자가 생각하는 중고자동차는 '불신' 그 자체였다. 미끼 매물로 소비자를 유혹한 뒤 하자 있는 매물을 파는 기만행위를 일삼아서다. 다양한 중고차 인증 브랜드가 생기고 전용 플랫폼을 통한 검증된 매물이 증가하면서 하자 매물은 자연스레 줄었다. 소비자 신뢰도 역시 높아졌지만 중고차는 신차의 대안일 뿐이었다. 그랬던 중고차가 최근 귀하신 몸에 등극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감영병 세계적 대유행) 여파에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이어지자 차 생산에도 차질이 생겼다. 소비자 인도기간이 최대 18개월에 이르는 등 소비자 불편이 커지자 신차급 중고차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가 늘었다. 덩달아 가격도 신차급으로 뛰며 대안이 아닌 선택의 대상이 됐다.
━
아직도 반도체 수급난… 신차 대기기간 1년은 기본━
"인기 차종에 대한 문의는 꾸준하지만 언제 받을 수 있다고 장담은 못 드립니다."최근 서울 시내 한 자동차 영업점에서 만난 직원의 설명이다. 반도체난이 나아질 것이라고 되풀이하는 것도 한계에 직면해 이제는 "장담을 못하겠다"고 솔직히 말한다고 토로했다.
그의 말처럼 코로나19 팬데믹이 불러온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난은 여전하다. 이 여파는 신차 출고대란을 불러왔고 기다리다 지친 소비자들을 중고차시장으로 이끄는 기폭제가 됐다.
신차 출고대란은 인기 차종에 집중됐다. 현대차의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지금 계약해도 18개월 뒤에 받을 수 있다.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16개월이 걸린다. 제네시스 GV80도 18개월 정도 지나야 되고 GV70·GV60·아이오닉5·투싼 하이브리드 등 다른 인기 차종 역시 1년의 기다림이 기본이다.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전무는 최근 진행된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생산 차질로 누적된 내수시장을 포함한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자동차 대기수요가 여전히 증가세"라고 설명했다.
기아 역시 미출고 적체 물량이 쌓였다. 같은 기간 기아의 국내시장 미출고 적체 물량은 51만대로 인기 차종인 쏘렌토가 11만대, 카니발이 9만대로 집계됐다.
출고 지연으로 소비자는 지쳐가는 데 차 가격은 뛰었다. 이는 원자재 가격 인상 여파로 풀이된다.
현대차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승용차 평균 가격은 4758만원으로 전년(4182만원) 대비 576만원(13.7%) 올랐다. 같은 기간 기아의 국내 레저용 차량(RV) 평균 가격도 전년 3626만원에서 4130만원으로 504만원(13.8%) 인상됐다.
━
"기다리다 지쳐"… 신차급 중고차로 눈 돌리는 소비자━
신차 인도 기간이 지연되고 가격까지 뛰자 소비자들은 즉시 받을 수 있는 신차급 중고차로 눈을 돌리고 있다.보통 신차급 중고차는 현재 생산 중인 출고 1년 이내 최신 모델 혹은 최대 2~3년 정도의 차를 가리킨다. 주행거리는 최소 수백㎞에서 최대 1만㎞ 안에 들어와야 한다. 해당 매물은 신차급 상태를 보여주면서 제조업체 보증이 잔존하고 출고 대기 없이 바로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신차를 기다리다 지친 소비자들이 신차급 중고차를 주목한다.
이민구 케이카 PM1팀 수석 애널리스트는 "전체적인 시장 분위기가 하락세지만 반도체 수급난 속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이 1년 이상에 달하는 인기 차종을 중심으로 신차급 중고차의 감가 방어가 계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동차 내수시장은 2020년 처음 190만대를 넘어서며 정점을 찍었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차 반도체 수급난 여파에 2021년에는 173만대까지 떨어졌다.
상반기에 이어 올 하반기에도 국내 자동차 판매가 10% 이상 떨어지면 전체 내수 규모는 155만대 수준에 머물러 2년 연속 역성장이 우려된다.
같은 기간 국내 중고차 등록 대수는 193만5329대로 전년대비 4.2% 감소했지만 신차 등록대수의 2배를 훌쩍 뛰어넘는다. 중고차 등록대수가 신차를 압도했음에도 성장세가 다소 꺾인 이유는 가격이 오르는 카플레이션(Car·자동차 + Inflation·인플레이션) 현상 때문으로 풀이되지만 장거리 운행이 많은 여름휴가 성수기에 이르러 다시 상승 분위기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