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우 피해에 따른 실질적인 금융지원을 받기 위해선 금융당국이 나서서 호우 피해자에 한해 선별적인 DSR 예외 적용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8~9일 중부지역 집중호우로 인해 집이 침수되거나 천장 누수 등 피해자가 속출하면서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은 긴급 생활안정자금대출 등 금융지원에 나서고 있다.
은행별 긴급 생활안정자금대출 한도는 하나은행이 5000만원으로 가장 많고 신한은행이 3000만원, KB국민은행·우리은행이 각각 2000만원이다. 4대 은행의 생활안정자금 대출 규모는 총 1억2000만원에 이른다.
집중 호우로 집이 파손된 피해자들은 천장 마감재 교체, 누수 방지, 창틀 보수작업 등 집 수리 등에 필요한 자금을 은행에서 대출받아 마련해야 하지만 DSR이 이미 40%를 넘었거나 해당 대출로 DSR이 40%를 초과하게 되면 은행에서 긴급 생활안정자금 대출을 받을 수 없다.
예를 들어 연 소득이 4000만원인 직장인이 연 4.50%의 주택담보대출(30년 만기·원리금균등상환)을 1억3000만원 받은 데다 연 6.0%의 마이너스통장 3000만원을 갖고 있다면 DSR이 39.26%에 달해 은행에서 긴급 생활안정자금대출을 받을 수 없다.
DSR은 대출자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의 일정 비율 이내로 제한하는 제도다. 지난달부터 총대출액이 1억원을 넘으면 개인별 DSR 규제가 적용됐다.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연 소득의 40%를 넘으면 은행에서 더 이상 돈을 빌릴 수 없다.
즉 은행들이 집중 호우 피해자들에게 금융지원의 일환으로 긴급 생활안정자금대출을 내주려 해도 DSR이 40%를 넘으면 대출 지원을 할 수 없다는 얘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담대 등을 받아 이미 개인별 DSR이 40%를 넘어서면 호우 피해로 인한 긴급 생활안정자금대출을 받을 수 없다"며 "DSR 40%를 초과해도 병원비가 긴급히 필요하거나 장례비를 내야 하는 등 긴박한 상황에선 은행 여신 심사위원회 승인을 받아서 대출을 내줄 수 있지만 사실상 이마저 대출받기 쉽진 않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긴급 생활안정자금대출도 개인 대출인만큼 대출을 취급하면 감독 규정상 DSR 규제 기준을 동일하게 적용한다"며 "금융당국에서 예외적으로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면 DSR 40% 이상으로 긴급 생활안정자금대출을 내줄 수 있지만 은행은 감독 규정상 취급 기준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에 일각에선 긴급 생활안정자금대출 지원이 실효성을 얻으려면 DSR 예외적 허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 지원책을 내놔도 DSR 등 규제에 걸리면 혜택을 체감하기 힘들다"며 "금융당국의 제도적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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