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재계 1·2위, 바이오에서 미래를 본다
② 적자(赤字)에서 적자(嫡子)로… 삼성의 바이오 10년
③ '미다스의 손'… 신약개발의 산실 SK
국내 재계 1, 2위인 삼성과 SK그룹이 반도체에 이어 바이오사업에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애초 전략에서 큰 차이를 보여왔던 두 그룹의 바이오 사업 구조가 점차 비슷한 양상을 보이면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앞세워 위탁생산(CMO) 사업을 시작했던 삼성은 신약개발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반면 개발에 중점을 둬왔던 SK그룹은 점차 생산 쪽으로 기반을 넓히면서 두 그룹 간 사업 구조가 동일 선상으로 향하는 모습이다.
삼성과 SK 모두 대기업 바이오 사업의 선구자로 꼽힌다. SK그룹은 1980년대 신약 개발에 뛰어들었고 삼성은 2008년 바이오를 미래 산업으로 선택, CMO사업에 투자를 진행했다. 현재 국내 대기업들이 바이오 사업에 연이어 뛰어드는 것도 이들 기업의 영향이 크다.
애당초 바이오 사업을 바라보는 대기업들의 시각은 부정적이었다. 산업의 특성상 개발의 성공 가능성이 매우 낮고 천문학적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나의 신약개발을 위해선 약 1조원의 비용과 10년에서 최대 15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익성 확보가 최우선인 대기업 입장에서 쉽게 도전하기 어려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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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반도체 신화' 도전… 삼성의 바이오 10년━
삼성은 20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하면서 생산능력을 강점으로 내세워 CMO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세포주부터 초기임상까지 개발을 담당하는 위탁개발(CDO), 의약품후보물질 탐색 등 임상대행(CRO)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2012년엔 바이오시밀러(생물의약품에 대한 복제약) 개발을 담당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하고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삼성의 바이오사업 10년 투자는 최근 결실을 맞고 있다.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을 계기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모두 급성장을 이뤄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연매출 1조원 돌파에 이어 올해는 2조원에 도전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역시 지난해 매출이 1조원에 육박했다.
삼성은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과 바이오시밀러를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구축해 바이오를 '제2의 반도체'로 육성시킨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바이오를 포함한 신사업에 앞으로 5년간 450조원을 투자하고 '바이오 주권'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경영에 나설 방침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산업 시장은 2027년 9114억달러(약 1200조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된다. 바이오시밀러 규모는 2021년 100억달러(약 13조원)에서 2030년 220억달러(약 29조원)까지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항체 바이오시밀러가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4공장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총 62만리터(ℓ)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돼 글로벌 1위 입지를 굳히게 된다"며 "연내 5공장도 착공 예정이며 제2바이오 캠퍼스에 항체의약품 대량 생산시설과 오픈이노베이션 센터를 설립함으로써 생산능력 확대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보유한 역량과 노하우는 삼성 바이오 사업을 글로벌 톱티어로 도약하게 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며 "적극적인 투자를 지속해 CDMO에서 글로벌 선두 자리를 공고히 지키고 바이오시밀러 사업에서 쌓은 역량을 토대로 글로벌 종합 바이오제약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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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토털 제약·바이오 기업 도약 박차… 5년간 12조 투자━
국내 바이오사업의 선구자인 SK 역시 이 분야 종합기업으로의 도약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 5월 향후 5년간 바이오사업에 12조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키로 한 데 이어 7월엔 최태원 회장이 반도체·전기차 배터리·그린·바이오 등 4대 핵심 성장동력 분야에 220억달러(약 29조원)를 추가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SK그룹 관계자는 "향후 5년간 투자하는 247조원의 90%가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에 집중될 만큼 이번 투자는 핵심 성장동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며 "글로벌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성장과 혁신의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 투자와 인재 채용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SK바이오팜 등 바이오 계열사들은 일제히 신약과 백신 개발을 선언하고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2018년 SK케미칼에서 분사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 CDMO 사업에 이어 지난 6월 국내 1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을 개발했다.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를 개발한 SK바이오팜은 개발·임상부터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까지 자체적으로 완료한 국내 첫 기업이 됐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올해 모든 사업영역에서의 실적을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끌어올리겠다"며 "이를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대폭 확대하고 기업공개(IPO)와 영업 현금으로 축적한 현금성 자산을 통해 인수합병(M&A), 인프라 확충 등에 전략적 투자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SK바이오팜이 백신, 신약개발에 특화된 기업이라면 SK(주)가 2019년 설립한 SK팜테코는 CDMO사업을 전담한다. SK팜테코를 통해 개발에 이어 생산능력까지 갖추겠다는 포부다. SK팜테코는 SK(주)가 인수한 BMS의 아일랜드 CMO시설, 미국의 CDMO 업체 앰팩에 이어 최근 프랑스 이포스케시 인수, 미국 CBM 투자 등 M&A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SK의 바이오 역사는 그룹과 연구진들이 리스크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거듭하면서 이뤄낸 성과"라며 "과감한 투자와 연구를 지속해 'K-바이오'의 또 다른 신화를 만들어 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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