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안심전환대출에 1200억원을 출자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MBS(주택유동화증권) 공급이 채권시장에 미칠 영향력이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한국은행이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 대출로 바꿔주는 '안심전환대출'에 1200억원을 출자하기로 한 가운데 채권시장에서는 MBS(주택유동화증권)의 대규모 공급이 시장의 불안을 증폭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MBS의 공급부담의 영향력이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영향력 축소 방안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3일 신영증권은 "채권시장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MBS의 대규모 공급이 시장의 불안을 증폭시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며 "이런 우려는 과거의 경험에 바탕하고 있는데 안심전환대출이 처음으로 시행됐던 2015년과 2차 안심전환대출이 시행됐던 2019년 4분기에 국채와 공사채, 그리고 MBS의 금리가 급등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지난달 28일 안심전환대출의 원활한 공급을 지원하기 위해 주금공에 1200억원을 출자하기로 의결했다. 안심전환대출은 시중은행에서 변동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차주가 고정금리로 바꿀 수 있게 해주는 정책금융상품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가 MBS를 발행해 자금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시장에 대규모 MBS 물량이 풀리면 채권 금리가 급등하는 등 변동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과거의 사례를 살펴보면 안심전환대출이 처음으로 시행됐던 2015년과 2차 안심전환대출이 시행됐던 2019년 4분기에 국채와 공사채, 그리고 MBS의 금리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2015년 당시 국채 10년물이 급등하면서 10년물과 3년물 금리 차이는 약 40bp(월별 평균 금리 기준)까지 확대된 바 있다. 국채 대비 MBS 스프레드도 5~10bp 추가 확대됐다.

이경록 신영증권 연구원은 "물론 일시적인 급등 후 점차 안정을 찾았었지만 금리의 변동성을 유발했던 것을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기억하고 있다"며 "안심전환대출이 취급되기 전부터 금리 변동성이 커지다가 안심전환대출 MBS가 실제 발행되기 시작한 때부터는 금리와 스프레드가 점차 안정화됐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2019년 4분기 2차 안심전환대출 당시에도 유사한 흐름을 보였는데 이때의 변동성은 학습효과로 인해 1차 안심전환대출 때보다는 변동폭이 크지 않았다"며 "한편 2020년 3월 이후로는 코로나에 따른 금리변동성이 컸던 탓에 안심전환대출 MBS의 영향력을 판단하기에는 부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시장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안심전환대출 MBS의 공급부담의 영향력이 제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첫번째 이유로 MBS의 기초자산이 되는 안심전환대출 신청이 적을 경우 MBS 물량부담이 감소한다는 점을 꼽았다.

이 연구원은 "안심전환대출의 금리가 시중은행의 변동대출금리 보다 상대적으로 낮고 기존 대출에 대한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다는 점이 신청을 유인하는 요소지만 지난 1차, 2차 때와 달리 절대적인 대출금리 수준이 많이 높아진 상황에서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것에 대한 차주들의 고민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2015년 1차 안심전환대출 때에는 국채금리가 2% 초반으로 내려앉은 것을 보면서 저금리라는 공감대가 퍼졌고 안심전환대출 금리는 2%대 중반을 살짝 상회하는 선에서 결정되었고 인기도 높아서 증액까지 했다"며 "2019년 2차 안심전환대출 때에는 국채금리가 1.5% 아래까지 내려갔다가 저점에서 반등하기 시작하는 국면이었고 안심전환대출 금리가 2%대 초반이었기 때문에 역시 고정금리로 갈아타려는 유인이 컸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지금은 국채금리가 3% 초중반으로 앞선 두 차례와 달리 매우 높은 상황이고 안심전환대출 금리도 3%대 후반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차주에 따라서는 신청유인이 감소할 여지가 있다"며 "하지만 실제 신청 규모가 얼마가 될지는 예측 밖의 영역이고 신청물량 미달 시 주택가격 조정가능성도 있으므로 하나의 개연성 수준으로서만 언급하는 정도"라고 덧붙였다.

두번째로는 과거 두번의 경험을 통한 학습효과로 인해 영향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이다. 1차 안심전환대출 때에는 국채, 공사채, MBS 금리가 일시적으로 급등했다가 점진적으로 안정을 찾았고 2차 안심전환대출 때에는 1차 때보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줄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 연구원은 "최근 금리 변동성이 너무 컸던 탓에 채권시장이 그 어느 때보다 혼란스러운 상황이지만 과거의 학습효과는 안심전환대출 MBS의 공급부담에 따른 시장충격을 일부 흡수해주는 완충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지막으로 채권시장의 우려를 완화시키기 위한 정부의 대응책도 안심전환대출 MBS의 영향력을 제한시키는데 일조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부는 기재부, 한은, 주금공과 함께 채권시장 안정조치, 해외커버드본드 발행 확대 등의 다양한 조치를 선제적으로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최근 국내외 금리가 경기우려를 반영하며 고점에서 상당부분 내려왔지만 물가와 기준금리 전망에 따라 변동성이 아직도 상존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안심전환대출 MBS라는 채권 공급부담을 완화해 줄 방안이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