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법상 담합 외에 형벌규정은 행정제재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진=이한듬 기자
정부가 경제형벌 개선을 추진하는 가운데 공정거래법상 형벌제도가 형법의 일반원칙에 부합하는지 평가하고 일부 형벌규정은 폐지하거나 행정제재로 전환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일 '제5회 공정경쟁포럼'을 개최하고 '공정거래법상 형벌제도 현황 및 개선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포럼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이상현 숭실대 교수는 "주요국은 형벌조항이 없거나 카르텔 등 일부 행위유형에만 형벌을 부과하고 있고 미국 등 일부 국가는 카르텔 외에도 형벌조항이 있지만 처벌사례는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순옥 중앙대 교수는 "공정거래법상 형벌조항의 정당성을 평가하기 위해 형법의 일반원칙을 적용할 수 있다"면서 ▲법률주의(포괄위임금지) ▲명확성 원칙 ▲적정성 원칙(책임 원칙, 비례성 원칙) ▲보충성 원칙 등 네 가지 평가기준을 제시했다.

김남수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정부의 규제혁신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경제형벌 규정의 명확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면서 "경제형벌 규정의 명확성이 제고되면 기업들의 적극적인 경영 활동이 가능해지므로 우리 경제 활성화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한순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소비자 이익과 국민경제 균형 발전 등 공정거래법 목적을 직접 침해하는 경우와 행정목적 달성 행위의 경우를 구분하여 후자 행위를 위반한 경우 형벌 아닌 행정제재를 고려해 볼 만하다"면서 "다른 많은 행정법규에서 보고의무 위반 또는 허위보고 등의 경우 과태료 부과하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순옥 교수는 "지주회사 설립·전환 신고의무 등 단순 행정의무위반은 행정규제 전환이 타당하지만 형벌은 위반행위를 지시한 대표 등에게 행위자 책임을 묻는 것인 반면 과징금 등 행정제재는 회사 책임으로 귀속되고 주주·채권자 등 제3자 손해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형벌 폐지가 가져오는 실질적 효과를 반드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현행 공정거래법상 형벌규정은 주요국에 비해 지나치게 폭넓게 규정하고 있다"면서 "불합리한 처벌규정은 기업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국민의 생명·안전과 무관한 단순 행정의무 위반인 경우에는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