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형 태양광 확산을 위해 관련 법률을 제·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사진은 지난 1일 열린 영농형 태양광 미디어 설명회 현수막. /사진=김동욱 기자
농민들의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고 재생에너지 보급을 활성화할 수 있는 영농형 태양광이 주목받고 있으나 이와 관련한 제도는 미비하다. 농지를 활용할 수 있는 일시사용허가 기간이 태양광 모듈 수명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업계에서는 투자비 회수 기간 등을 고려한 일시사용허가 기간 설정으로 경제성을 확보하고 영농형 태양광 확산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과 한국에너지공단은 지난 1일 경남 함양 소재 '기동마을 영농형 태양광 발전소'(기동마을 발전소)에서 영농형 태양광 미디어 설명회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을 조성해 발전사업을 지원한 한국남동발전과 발전소를 운영하는 기동마을 사회적협동조합, 시공협력업체 클레스(KLES) 관계자, 영농형 태양광 표준화 국책과제를 연구하고 있는 정재학 영남대학교 교수 연구팀 등이 참석했다.

영농형 태양광은 농경지에서 농산물 생산과 태양광발전을 병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3~5m 높이에 태양광 모듈을 설치해 트랙터 등 농기계를 이용한 농사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상부에 태양광 모듈이 있어 농작물 성장에 방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으나 영농형 태양광은 작물 생육에 필요한 포화 광합성량인 광포화점을 초과하는 빛을 활용하기 때문에 농작물 성장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 설명이다.


정재학 교수는 "광포화점 이상의 빛을 받으면 더 이상 영양분을 만들지 않는 식물의 특성을 이용한 것이 영농형 태양광"이라며 "오히려 태양광 모듈이 식물 성장에 방해되는 과한 빛과 열을 막고 냉해 등으로부터 보호해 주면서 농작물이 더 잘 자라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조사된 전국 영농형 태양광 실증 시험 현황(66개소)에 따르면 녹차(2건)와 포도(1건)는 영농형 태양광이 도입된 후 수확률이 증가했다.
"영농형 태양광, 농촌 新 수익 모델 기대감… 농업인구 감소도 막을 것"
영농형 태양광에 대해 설명하는 정 교수. /사진=김동욱 기자
이날 설명회에서는 영농형 태양광이 농촌의 새로운 수익 모델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왔다. 정 교수 연구팀이 2021년 국내 전력 가격을 기준으로 영농형 태양광발전 수익을 계산한 결과 100킬로와트(kW) 규모 발전소에서 연간 787만~1322만원의 소득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같은 면적의 농지(약 700평)에서 벼농사를 지을 때 예상되는 연간 농경 소득(약 240만원)의 3~5배 이상에 달한다.
기동마을 영농형 태양광 관리·운영을 맡고 있는 이태식 기동마을 사회적협동조합장은 "태양광 모듈 설치 후 연간 벼농사 수익금은 80만원 정도 줄었지만 임대료를 통해 500만원의 수익을 올리게 돼 결과적으로 총소득이 늘었다"고 밝혔다. 태양광발전을 통해 생산된 전기를 한국전력에 판매하고 한국남동발전에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를 판매한 수익은 지난해 총 2942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조합장은 마을회관 도색, 폐쇄회로(CC)TV 설치, 마을 이웃 돕기, 시설철거 적립금 등 주민을 위해 수익금을 사용했다고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영농형 태양광이 농지 소유자가 농경을 이어가는 유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일정 수준의 소득을 보장하는 영농형 태양광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해당 농지에서 농사가 실제로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는 농업을 통한 수익이 적다는 이유 등으로 농업인구와 농지 면적이 줄어들고 있다.
"영농형 태양광 확산 위해 일시사용허가 기간 연장 필요"
기동마을 영농형 태양광 모습. /사진=김동욱 기자
전문가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영농형 태양광을 확산하기 위해 일시사용허가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행 농지법 시행령하에서는 농지의 타용도 일시사용허가 기간은 최장 8년에 불과하다. 태양광 모듈 수명(20~30년)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영농형 태양광 보급을 시작한 일본은 영농형 태양광 모듈 하부에서 농사를 지속하는 경우에 한해 최대 20년 동안 발전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한다.
정 교수는 "영농형 태양광은 기존 태양광보다 구조물을 높게 설계하기 때문에 초기 투자비용이 크다"며 "보조금 정책 및 일시사용허가 기간 연장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조합장은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는 기간이 짧아 경제성에 대한 우려가 있고 멀쩡한 태양광 모듈을 폐기해야 하니 자원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일시사용허가 기간 연장이 통과되면 영농형 태양광이 급물살 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편 현재 영농형 태양광 활성화를 위한 법률 제·개정안이 국회에서 논의 중이다. 김승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은 지난해 11월 영농형 태양광을 위한 타용도 일시사용허가 기간을 20년으로 하는 '영농형 태양광 발전사업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2020년 6월에는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파주시을)이 같은 내용의 농지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