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 기조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사진=뉴시스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13년만에 1350원대를 넘어서는 등 고환율이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어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4일 '최근 환율 상승에 대한 평가' 보고서를 통해 세계적인 경기침체 우려와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로 달러화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원·달러 환율은 올해 2월 1200원대에 진입한 후 상승 흐름이 지속됐고 지난 1일 기준 1354.9원대로 13년 만에 1350원대를 돌파했다. 다만 상승 움직임은 주로 글로벌 미국 달러화 강세에 기인한 것으로 통화가치 하락이 원화에서만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환율이 상승하는 주요 요인을 단기와 장기로 구분하고 최근의 환율 상승을 이끄는 단기 요인으로 ▲통화정책 정상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국제수지 악화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를 꼽았다.


미국 연준은 올해 3월부터 네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해 기준금리가 2.25~2.50%에 이르게 됐다. 연이은 금리 인상이 달러화 강세를 더욱 심화시킴으로써 원·달러 환율의 상승을 초래하고 있다.

미국은 내년 말까지 긴축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평가돼 함께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대한상의는 전망했다.

지난 2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도 환율의 상승과 관련이 있다. 글로벌 리스크 관련 뉴스는 시장 심리에 영향을 미쳐 환율이 단기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이번 사태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이 차질을 빚으면서 안전자산인 달러화 선호가 강화되는 것으로 보인다.

국제수지 악화도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다. 국제수지는 재화 및 서비스의 수출입을 나타내는 경상수지와 자본의 유출입을 나타내는 자본수지와 금융계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다른 국가와의 상품·서비스 및 자본 거래의 결과로 발생하는 외환 유출이 유입보다 크게 돼 국제수지가 악화될 경우 환율이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환율의 장기적인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인구구조 변화 ▲해외투자 증가가 꼽힌다. 국내 세 이상 인구 비중은 1990년 5.1%에서 2020년에는 15.7%로 크게 증가했으며 인구 평균 연령은 같은 기간 27세에서 43.7세로 상향됐다.

부양부담으로 인한 지출 증가는 저축 감소와 수입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현상이 장기에 걸쳐 누적될 경우 경상수지에 마이너스 요인이 되면서 외환의 초과 수요를 유발해 환율 상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대한상의는 진단했다.

해외투자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점도 달러화 수요를 증가시킴으로써 환율 상승의 요인이 될 수 있다.

보고서는 글로벌 달러화 강세에 기반한 환율의 상승이 수출 증가에 따른 기업의 이익 증가로 이어지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업의 외화 부채에 대한 이자부담이 증가해 투자가 위축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환율 상승으로 인한 수입 물가의 상승이 국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원화가 지속적으로 절하될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될 경우 외국인 투자가 감소하면서 자본이 유출될 가능성도 있다.

보고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으로 ▲원유 관세 인하 ▲통화 스왑 ▲기업 금융비용 경감 및 환율변동보험 한도 확대 ▲소비·투자·수출 진작 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