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원/달러 환율이 1390원을 넘어 1400원에 육박했다. 외환당국이 구두개입에 나섰지만 세계적인 '강달러' 현상에 속수무책인 모습이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1원 오른 1391.0원에 장을 시작한 뒤 장중 한 때 1397.9원까지 치솟으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지난 2009년 3월 31일(장중 1422.0원) 이후 13년5개월여 만에 가장 높다.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웃돌며 고강도 긴축이 예고되자 추석 연휴 이후 안정세를 찾던 환율은 다시 상승 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이날 오후 환율이 급등하자 예정에 없던 회의를 긴급 소집해 구두 개입성 발언을 내놨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비상 경제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주요국의 금리 인상 폭과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는 점이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을 높이고 있다"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통화정책 정상화 스케줄을 주의하면서 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해 달라"고 강조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외환시장 달래기에 나섰다. 추 부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 회의에 참석해 환율 대책을 묻는 양기대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 "현재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고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그 자체만으로 너무 과도하게 불안할 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굉장히 빠르게 상승하고 있고 국민들이 불안해하기 때문에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고 과도한 쏠림이 있거나 불안 심리가 확산하면 필요한 적절한 시점에 시장 안정 조치 등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 당국의 구두 개입에 원/달러 환율은 오후 2시30분 1392.70원으로 내렸다. 하지만 상승세를 탄 원/달러 환율은 1400선을 넘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오는 20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개최 이전까지 외환시장은 연준의 긴축 입장을 주시하며 강달러 기조를 유지하고 유럽 경제의 부진한 상황도 달러 강세를 유도할 전망"이라며 "환율 상단을 1400원대까지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