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이 윤석열 정부의 민간 주도 성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사진은 지난 7월 열린 제2차 고위당정협의회. /사진=국회사진취재단
▶기사 게재 순서
①'퍼펙트 스톰' 경고음… 돌파구는 '민간 주도 성장'
②위기극복 팔 걷은 기업들… 한국 도약 이끈다
③기업 끌고 정부 밀고… K-반도체, 공급망 주도권 쥔다
④기업이 여는 '뉴 스페이스'… 민간우주 시대 활짝
⑤"이번엔 K-원전"… 글로벌 시장 '정조준'
⑥규제 풀고 슈퍼앱 기반 디지털 유니버설뱅크 육성
⑦가상자산 활성화… 불법 공매도 제도 손질
⑧'제2 중동 붐' 만들자… 해외건설 투자 급부상
⑨재건축·재개발 새판 짠다
⑩민간 주도 성장, 성공 조건은
정부의 경제정책 키워드는 '민간 주도 성장'이다. 민간이 자유롭게 창의성을 발휘하도록 할 때 경제 성장이 가능하며 정부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민간 주도 성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선 야당과의 협치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업 밀어주는 정부… 전문가 "글로벌 흐름에 부합"
정부는 출범 후 법인세, 가업상속공제 개편, 경제인 사면 등 기업 규제 완화에 힘을 쏟았다. 재계는 정부의 민간 주도 성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기업에 혜택만 주고 낙수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비판도 거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민간 주도 성장 정책은 글로벌 흐름에 맞는 방향이라고 입을 모았다.

강성진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정부 주도로 나라가 성장할 수 있었지만 현재 나라가 커진 상황에서는 기업이 주도해야 성장이 가능하다"며 "민간에게 자율을 주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낙수효과는 기업들이 낸 세금을 정부가 잘 활용해 저소득층을 위해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낙수효과 발생 여부는 정부 정책에 따라 달려있으니 시간을 갖고 지켜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홍기용 인천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정부가 기업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건 크게 규제와 조세를 손보는 것"이라며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세금을 낮춰주는 현 정부의 정책 방향은 적절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민간 주도 경제의 핵심은 기업을 살려 경제가 순환되게 만드는 것"이라며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등이 기업 살리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태기 단국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정부가 추진하는 민간 주도 정책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정부가 경제와 관련해 모든 것을 관리·통제하려고 하면 나라 전체의 성장 잠재력은 떨어지고 소득분배도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간이 할 수 있는 부분은 민간에게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수 부족은 단기적 우려… 장기적으론 조세 수입 증가도 가능
전문가들은 기업 대상 세율 인하로 세수 부족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봤다. 사진은 강성진·홍기용·김태기 교수(왼쪽부터). /사진=각 교수 제공
정부가 법인세 등 기업에 부과되는 세율을 인하해주면서 세수 부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봤다. 세율이 줄어도 기업 소득이 늘어나면 세수가 증가할 수 있어서다.
강 교수는 세수 부족 우려에 대해 "세율이 떨어져도 세수가 증가할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기업이 성장해 세원이 늘어나면 결국 정부의 조세 수입이 늘어나게 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추기 위해 법인세 등의 세율을 낮추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오히려 세계 기준보다 높은 세율을 유지해 기업들이 한국을 떠나고 투자가 진행되지 않았을 때 기업 매출이 줄고 세수가 감소할 수 있다"고 했다.

홍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세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기업들이 감면된 세금을 활용해 투자를 진행하면 효과는 1~3년 뒤에 나온다"고 했다. 이어 "2008년 이명박 정권 때 세금을 깎아준 후 2년 후부터 세수가 늘어났다"고 언급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경제가 안 좋은 시기이기 때문에 기업들에 대한 세금을 감면해줘도 몇 년 동안은 효과가 안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힘든 시기에 세금을 깎아주지 않으면 기업들의 피해는 더 커지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김 명예교수는 "세율 인하로 전체 세수가 감소할 것이란 주장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것"이라며 "세율이 인하되면 기업 실적이 좋아지고 그로 인한 전체 투자가 늘어나 오히려 세수가 확충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수 확보의 핵심은 세율이 아닌 전체 세원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핵심은 정책 실현 가능성… 정부 의지와 야당과의 협치 필요
전문가들은 야당과의 협치 등을 통해 민간 주도 성장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사진은 기업들이 몰려있는 광화문네거리. /사진=뉴스1
정부가 여소야대 상황에서 야당을 설득하고 경제정책을 실현할 수 있겠느냐는 주장에 대해서는 정부 의지가 중요하다는 의견과 함께 야당과의 협치가 어렵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나왔다.
강 교수는 "정책이 실현될 수 있을지 여부는 정부가 의지를 갖고 정책 추진에 힘을 쏟느냐에 달렸다"며 "법령 개정이 어려울 순 있지만 정부 권한이 있는 시행령 및 규칙 개정을 통해서도 민간 주도 성장을 추진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민간 주도 성장의 역효과가 나타나지 않도록 정부가 시장 모니터링에 힘써야 한다"며 "대기업이 맘대로 하는 환경이 아닌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민간 주도 성장의 장점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했다.

홍 교수는 "야당도 기업 살리기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기에 정부 정책을 무리하게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정부가 국회와 잘 조율해 협의안을 만들어 내면 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야당을 중심으로 한 '민간 주도 성장은 부자 감세' 프레임만 잘 해체하면 무리 없이 정책 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기업에 대한 세금이 줄면 그 재원만큼 제품가격이 하락하고 직원들의 월급이 오를 수 있다는 인식을 국민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 명예교수도 "여소야대인 점을 감안하면 정책 실현이 쉽지만은 않겠지만 야당도 정부 정책을 무조건 반대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정부가 국회를 설득하고 서로 조정할 것은 조정하면 충분히 협치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을 전환하고 성공으로까지 이어지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라며 "시장경제를 중시하고 투자 환경을 조성할 때 비로소 기업들도 투자를 늘리고 채용을 늘리는 등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