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금융감독원은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손실 사태의 책임을 물어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에게 중징계를 내렸으나 법원이 이를 취소하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회장에 내린 징계에서 패소한 후 신중론을 펴는 모습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전날 오후 안건소위원회를 열고 손 회장의 라임펀드 제재를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안건소위는 제재 대상자와 금감원 검사국의 진술을 대심제 형식으로 듣는 자리다.
지난해 4월 금감원은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에서 라임 펀드 불완전판매의 책임을 물어 우리은행에 대한 업무 일부정지 3개월과 과태료를 부과하는 조치안을 의결해 금융위로 넘긴 바 있다. 당시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대해서는 중징계인 '문책 경고'를 결정했다.
금융사 임직원에 대한 제재 수위는 ▲주의 ▲주의적 경고 ▲문책 경고 ▲직무 정지 ▲해임 권고 등 5단계로 나뉜다. 문책경고부터 직무정지, 해임권고는 중징계에 해당한다. 중징계를 받은 CEO는 현직 임기까지는 마칠 수 있지만 임기 종료 후 3~5년간은 금융권 재취업이 금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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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례회의 상정도 연기… 금융회사 CEO 징계 신중론━
이번 안건소위에선 손 회장이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는 금감원의 주장에 양측의 공방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금융투자업자는 일반 투자자를 상대로 투자권유를 할 경우 상품 내용과 투자 위험성 등을 설명했음을 서명이나 기명날인으로 확인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우리은행은 라임펀드를 판매하면서 투자자에게 설명서를 교부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우리은행은 고객들에게 사모펀드 상품을 안내하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하는 과정에서 준법감시인의 사전확인을 받지 않았다. 사모펀드 투자 광고는 금융투자상품 잔고가 1억원 이상인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자본시장법도 어긴 셈이다.
다만 금융회사의 자본시장법 위반이 최고경영자(CEO)의 징계로 이어지는 타당성을 두고 여전히 논란이 제기된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2020년 1월 DLF사태와 관련한 책임을 물어 손태승 회장에게 문책 경고를 내렸다.
이에 손 회장은 금감원을 상대로 징계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해 지난해 8월 1심과 지난달 2심에서 모두 이긴 바 있다. 당시 법원의 판결은 현행법상 내부통제기준 등 지배구조법 위반으로 금융회사 CEO를 제재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선 금감원이 지배구조법을 이유로 무리하게 CEO징계를 내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금융위의 안건소위에서 손 회장의 징계안건이 결론 나지 않은 만큼 안건이 정례회의에 상정되는 일정도 연기될 전망이다. 금융위 정례회의는 통상 격주에 한 번씩 열리는 데, 안건소위에서 제재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거쳐야 하는 만큼 징계안 확정은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안건소위는 제재 대상자와 금감원 검사국의 진술을 세세히 검토하는 과정"이라며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 안건소위 등 추후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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