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금리 상승이 생명보험사들의 자본확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그래픽=이미지투데이

생명보험사들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줄줄이 미루고 있다. RBC(지급여력)비율 개선이라는 단기적 성과를 거둘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과 채권시장 리스크가 더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일 흥국생명은 5억달러 규모의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잠정 연기했다. 당초 흥국생명은 지난 9월7일 5억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의하고 지난 10월말 수요예측을 할 예정이었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금융시장 환경 등을 고려해 지난달 31일 신종자본증권 발행 취소 결의를 통해 일정을 잠정 연기했다"라고 말했다.

앞서 한화생명도 지난 9월24일 외화 신종자본증권 발행 일정을 잠정 연기했다. 한화생명은 지난 10월 초 아시아, 유럽, 미국 시장에서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한화생명은 금리추이 등을 보고 재추진을 결정할 계획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 발행 여부는 시장상황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보험사들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중단하는 데에는 금리 상승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외 채권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발행하는 채권에 대한 수요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다. 하지만 올 4분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정책과 금리 인상이 장기화할 것이란 예상 속에 국내 기업들도 발행에 차질을 빚기 시작했다.

신종자본증권은 선순위채보다 시장 상황에 대한 민감도가 더 높다. 흥국생명은 변동성이 확대됐을 때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것은 중장기적으로 부메랑 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보험사들은 금리가 오르더라도 내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의 도입 전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금융위원회도 올해 12월말까지 자본성증권(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이 기준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모두 가용자본으로 인정하겠다고 밝힌 것도 보험사들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검토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으로 채권 금리가 올라 지난달 발행된 일부 보험사들이 채권 매각에 실패하거나 희망금리 상단에 주문이 들어오면서 보험사들은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꺼리기 시작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높은 이자를 부담하면서까지 자본확충을 할 정도로 보험사들의 사정이 심각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