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실적 악화 및 주가 하락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은 박 부회장 모습. /사진=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를 이끌고 있는 박정호 부회장의 어깨가 무겁다. SK하이닉스의 올해 3분기(7~9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0% 이상 줄어든 데다가 실적 악화 등으로 주가가 급락한 영향이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반도체 수요 부진 등을 대비해 내년 투자와 생산량을 줄이겠다고 공언했으나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매출 10조9829억원, 영업이익 1조655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0%, 60.3%, 전 분기 대비 20.5%, 60.5% 하락했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3분기 매출 11조8053억원과 영업이익 4조1718억원을, 2022년 2분기 매출 13조8110억원과 영업이익 4조1926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SK하이닉스 실적 악화는 전 세계적인 거시경제 악화로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부진하면서 판매량과 가격이 하락한 탓이다. 최신 공정인 10나노 4세대 D램과 176단 4D 낸드의 판매 비중과 수율을 높여 원가경쟁력을 개선했지만 원가 절감 폭보다 가격 하락 폭이 컸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지속하면서 메모리 반도체산업이 전례 없는 시황 악화 상황에 직면했다"며 "메모리 주요 공급처인 PC,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기업의 출하량이 감소한 영향"이라고 밝혔다.

실적 악화 소식과 함께 삼성전자가 인위적인 메모리반도체 감산은 없다고 선을 긋자 SK하이닉스 주가가 급락했다. 반도체 분야 출혈경쟁이 발생하면 삼성전자보다 시장 지배력과 원가경쟁력이 낮은 SK하이닉스의 타격이 예상되는 영향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단기적 수급 균형을 맞추기보다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수요 회복에 대비한다는 전략인데,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출혈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본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실적이 발표된 지난달 26일 9만3900원으로 거래가 마감된 후 한때 8만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주가 하락이 나타나자 SK하이닉스는 코스피 시가총액 3위 자리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내주기도 했다.


박 부회장은 실적 개선 및 주가 부양을 위해 일정 기간 투자 축소와 감산 기조를 유지할 계획이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3분기 실적에 직격탄을 날린 메모리반도체 수요 부진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7일 리포트를 통해 "전방 시장 수요가 예상보다 더 빠르고 강하게 위축되고 있다"며 "(SK하이닉스는) 올해 4분기(10~12월) 적자 전환된 후 내년 2분기(4~6월)까지 적자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