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레고랜드발 자금 경색으로 증권사 '직격탄'… 정부 유동성 추가 지원
②'증시 변동성에 부동산PF 리스크까지'… 증권사 NCR 관리 고군분투
③자금난에 골머리… 증권사 유동성 확보 총력전
증시 변동성 확대와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리스크까지 겹치며 증권사들이 자본적정성 지표인 순자본비율(NCR) 관리에 고군분투하고 있다. 일부에선 부동산 익스포저(위험 노출액) 부실화 가능성에 증권사의 '흑자 도산' 우려까지 제기하고 있지만 현 지표 기준으로 볼 때 이는 과도한 우려라는 시각도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28곳 증권사의 평균 NCR은 707.9%로 집계됐다.
대형 증권사별로 살펴보면 NH투자증권(2132%)을 포함해 ▲KB(1326%) ▲미래에셋(1502%) ▲삼성(1316%) ▲신한투자(1110%) ▲메리츠(1502%) ▲한국투자(1845%) 등이 모두 여유로운 수준으로 나타났다.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다올투자증권과 한양증권의 NCR은 각각 455.7%, 442.6%를 나타냈고 교보증권(693%) 대신증권(374%) 유안타(705%) 하이(631%) 등도 세 자릿수로 집계되며 금융당국의 규제 기준을 모두 넘어섰다.
NCR은 영업용순자본에서 총위험액을 뺀 금액을 필요유지자기자본으로 나눠 구한 값이다. 증권사의 대표적인 핵심 재무건전성 지표로 NCR 수치가 낮을수록 기업이 보유한 자산 중 빠르게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이 적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NCR이 100%를 밑돌게 되면 증권사 유동성 문제가 본격화할 수 있다. 증권사는 매달 정기적으로 NCR을 금융감독원에 보고하고 NCR이 100% 아래로 떨어지면 금감원은 부실자산 처분 등 경영개선을 권고한다. 50% 미만이면 합병, 영업 양도 등 경영개선 요구·명령 등 시정조치를 내리는데 이 경우 자금 조달에 문제가 생겨 흑자 도산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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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흑자 도산 공포… "과도한 우려는 경계해야"━
그동안 증권사들은 PF 대출을 단기물로 유동화하고 차환하는 방식으로 수익성을 높여왔다. 증권사는 시행사가 유동화전문회사(SPC)를 끼고 PF 대출 채권을 담보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 등 단기 유동화증권을 발행하면 이에 대해 채무보증(매입보장·신용보강)을 해주고 그 대가로 보증수수료를 받는 식이다. 하지만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과 채권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레고랜드 발 신용경색이 불거지며 ABCP 차환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나왔다. PF ABCP에 '빚 보증'(신용 보강)을 선 증권사의 경우 이를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증권사가 지급 보증을 선 상태에서는 NCR 위험량 산출 비중이 크지 않다. 다만 증권사가 차환 실패로 ABCP를 떠안게 되면 위험량을 100%로 잡는다. 예컨대 100억원 규모의 지급 보증을 떠안으면 전액을 위험액으로 반영해 NCR을 산출한다. 떠안는 ABCP가 많을수록 위험액이 늘어나 NCR이 급격히 낮아지는 구조다.
금융투자협회도 증권사 유동성 우려에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의견을 모아 NCR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해 줄 것을 금융당국에 요청했다.
업계에서는 증권사의 단기자금 경색이 흑자 도산으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ABCP 차환 중단이 흑자 도산으로 이어지려면 또 다른 유동성 급감 이벤트가 동시에 발생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2020년 3월에도 'ELS(주가연계증권) 마진콜' 사태로 흑자 도산 우려가 불거진 바 있다. 당시 흑자 도산 우려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지수가 단기간에 10% 이상 급락하며 자체헤지 비중이 작았던 증권사들이 해외 기관으로부터 마진콜 요구를 받으며 시작됐다.
결제를 이행하기 위해 증권사들이 CP(기업어음) 발행을 통해 대처하면서 단기자금시장이 경색되며 유동성 이슈가 터졌다. 하지만 당시에도 도산하는 증권사는 없었다. ELS를 대량으로 판매한 증권사들은 모회사나 한국은행으로부터 단기차입금을 받으면서 급한 불을 끌 수 있었다.
단기자금시장 조달은 증권업의 전체 조달 중 일부에 불과해 일시적 유동성 지원만 있다면 해결할 수 있는 범위의 문제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에서 긴급하게 자금 경색 해소를 위한 조치를 취하기도 했고 이론적으로도 증권사 자체적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흑자 도산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보인다"며 "증권사는 현재 보유한 유동자산만으로도 유동부채뿐만 아니라 ABCP 차환 중단까지도 소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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