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의 부실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깡통 어음’을 국내에 유통한 혐의로 기소된 증권사들에게 재판부가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했다./사진=이미지투데이
중국 기업의 부실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깡통어음'을 국내 유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증권사들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6일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심담·이승련 엄상필)는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대해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 양벌규정에 따라 함께 재판에 넘겨진 한화투자증권 관계자 A씨와 이베스트투자증권 관계자 B씨에게도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두 회사는 투자금 상환이 어렵다는 정보를 숨긴 채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의 어음(ABCP)을 현대차증권 등 국내 증권사에 판매한 혐의로 2019년 재판에 넘겨졌다.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은 함께 세운 특수목적회사를 통해 CERCG 캐피탈이 발행한 회사채를 담보로 약 1600억원어치의 ABCP를 발행해 팔았다. ABCP는 특수목적법인이 채권이나 부동산 등 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기업어음이다. 담보자산이 부도날 경우 투자액은 전액 손실을 볼 수 있다.

당시 2018년 11월 만기가 돌아왔음에도 CERCG 캐피탈이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이 경우 본사인 CERCG가 지급보증을 통해 대신 원리금을 갚아야 하는데 중국외환국(SAFE)의 지급보증 승인이 필요한데도 CERCG 캐피탈 회사채는 SAFE의 지급보증 승인을 받지 않은 채 어음이 발행됐다. 결국 최종적으로 지급보증이 이뤄지지 않아 어음에 투자한 증권사들이 손해를 본 것이다.


검찰은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이 회사채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서도 이를 인수해 유통했다고 판단하고 기소했다.

하지만 검찰의 판단과 달리 1심 재판부는 두 증권사와 회사 관계자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SAFE와 관련한 문의가 있으면 아는 대로 설명해준 것으로 보이고 의도적으로 숨겼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 역시 "피고인들이 SAFE 이슈에 관해 설명했다고 본 원심 판단을 수긍할 수 있다"며 "고지가 없었다는 증권사 직원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