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이 발행한 채권이 시중자금을 흡수하는 것을 막고 자금난에 허덕이는 한전에 유동성을 공급해주기 위해 은행들이 대출 지원에 나선 것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한전은 운영자금 차입을 위한 은행권 대출 입찰을 진행한 가운데 하나은행에서 6000억원을 빌리기로 했다. 금리는 연 5.5~6.0%다.
한전은 하나은행뿐만 아니라 다른 주요 은행에서도 연말까지 총 2조~3조원의 대출을 받을 계획이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등은 운영자금 차입 금융기관 선정을 위한 2차 제안요청서를 받은 상태며 이날 열릴 2차 입찰을 준비 중이다.
은행별로 한전에 대출을 분담해야 하는 수준은 50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은행들이 한전 대출 지원에 나선 것은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화 조치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한전은 올해 적자 폭이 커지면서 자금난을 메우기 위해 올해만 23조원이 넘는 한전채를 발행했다.
한전의 올 1~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21조 8342억원이다. 이는 6분기 연속 적자로 역대 최대 영업손실이다.
난방 수요가 늘어나는 4분기에는 적자폭이 더욱 확대돼 한전의 적자 규모는 연간 30조원을 웃돌 가능성이 크다.
이에 한전은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올 10월말까지 약 23조5000억원의 한전채를 발행했다. 지난해 발행액(10조3200억원)의 2배를 넘긴 셈이다.
한전채는 신용도 AAA급 우량 채권인 데다 금리도 6%에 육박하다 보니 채권 시장에서 시중자금을 빨아들였다. 한전채가 '자금시장의 블랙홀'이 되면서 회사채 시장에서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은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정부가 한전에 한전채를 발행하는 대신 은행 대출을 늘리도록 하자 은행들의 정부의 시장 안정화 조치로 한전 대출에 나선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선 은행채 발행을 제한하고 경쟁적인 예금 금리 인상을 자제하라고 압박하는 상황에서 기업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