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A씨 측은 지난달 23일 인천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을 때 재판부에 A4용지 1장 분량의 '정상화 해결 대책' 서류를 제출했다.
A씨는 사기와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A씨는 "본 재판까지 시간을 주면 세입자들, 서민들에게 전혀 피해가 없도록 정상적으로 해결하겠다"고 서류에 적었다.
임차인들에 따르면 A씨는 건축사와 공인중개사무소, 관리사무소 운영업체를 실소유해 건축업계에서 '큰 손'으로 불린 인물로 30여년 동안 미추홀구 일대를 개발했다. A씨가 실소유한 주택이라고 파악된 것만 2708채다.
A씨는 개발한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고 대출금으로 비수도권 개발 사업에 투자했다. 사업 규모는 수천억원에 달한다고 전해졌는데 A씨는 임차인들의 전세보증금을 사업에 투자했다.
A씨는 실소유한 주택마다 공인중개사와 중개보조원들을 임대인으로 앉혔고 임대인들은 A씨가 실소유한 공인중개사무소 다섯곳에 나눠 취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대인들은 서로 주택을 중개했다. 한 예로 어느 아파트는 69가구씩 두 동으로 이뤄졌는데 임대인 두 명이 한 동씩 소유하고 서로 매물을 중개했다. '직접 중개'를 금지한 공인중개사법을 피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이렇게 모집한 임차인들의 전세 보증금은 A씨의 개발 사업에 투입됐다. 하지만 사업이 10여년 동안 부진하고 올해 개발 부지가 경매 절차에 들어가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임대인들은 부동산 세금을 감당하지 못했고 A씨가 실소유한 주택들은 경매에 넘어갔다.
임차인들이 모인 대책위원회가 3일 기준 경매에 넘어갔다고 파악한 주택은 327채다. 상당수 주택은 선순위 근저당권이 잡혀 있고 경매로 팔리면 배당금으로 A씨의 대출금이 먼저 상환된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소액 임차인에게 최우선변제권을 준다. 임차인에게 일부 보증금 반환은 보장해주는 제도지만 전액을 돌려받지는 못한다. 한 임차인은 주택이 경매에서 팔려 보증금 2700만원을 돌려받았지만 그가 입주할 당시 보증금은 7000만원이었다.
경매 후 임차인이 받지 못한 보증금 차액은 임대인이 지급해야 하는데 주택 임대인은 A씨의 직원들이다. A씨는 재판부에 낸 서류에 "모두 제 탓이다. 직원들은 제 지시에 따른 것으로 다 제 책임"이라고 적었다.
A씨는 채무 변제 수단으로 ▲미분양 매물 분양 수익금 ▲신축 아파트 분양 수익금 ▲비수도권 개발 사업에 투입한 토지 매각 대금을 적시했다. 재판부에는 "심적·물적 피해와 고통을 당한 세입자들에게 용서를 구한다"며 "피해를 방지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했다.
당시 재판부는 "기망 행위가 있었는지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A씨와 주요 공범 5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A씨 측은 "고의로 임차인들에게 피해를 주고자 전세사기 범행을 저지른 것이 아니라 추진하던 지방 개발 사업 추진 일정이 수년간 지연돼 심한 자금 압박을 받는 것"이라고 사기 혐의를 부인했다.
임차인 대책위 관계자는 머니투데이에 "갚을 능력이 정말 있는지 모르겠다"며 "미추홀구 일대에 부동산 수요가 높지 않고 A씨 소유 주택은 경쟁력도 낮아 미분양 매물이 팔릴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A씨의 신축 아파트가 경매로 팔려 은행 소유"라며 "비수도권 개발 사업의 토지도 경매로 넘어가 매각 대금 전액이 A씨에게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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