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준 현대건설 사장 /사진제공=현대건설
현대건설이 지난해 업계 최초로 매출(21조2390억원) '20조원 골든벨'을 울린 반면 영업이익(5819억원)은 전년 대비 5분의 1가량 감소했다. 국내 부동산 시장이 한파에 직면한 상황에서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수익성 악화에 이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원자잿값이 크게 오른 탓이다.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현대건설은 해외시장을 선택했다. 윤영준 사장(66·사진)은 2월 '중국건축 제6공정국 유한공사(CCSEB)'와 협력을 위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중국건축6국'은 건축·사회기반시설 건설 등을 주력으로 하는 건설업체로 2021년 매출액 기준 세계 1위인 중국건축공정총공사(CSCEC)의 그룹사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중국건축6국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동남아시아 중 아직 진출하지 않은 곳과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신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7월 현대건설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에너지 기업 아람코가 신규 발주하는 사업의 독점적 지위를 확보했으며 '네옴시티 프로젝트' 중 일부를 수주했다. 45억달러 규모의 사우디 '아미랄 석유화학단지 프로젝트'와 15억달러 상당의 사우디 인산염 석유화학 플랜트 사업에는 각각 입찰을 마친 후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여기에 카타르 노스필드 LNG 공사와 베트남 국제공항, 싱가포르 철도 공사 등의 입찰에도 참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윤 사장은 올 한해 해외수주 목표액은 5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목표치(2조9000억원)보다 배 가량 높게 잡았다. 현대건설은 최근 사우디, 알제리, 베트남 등 다양한 국가의 해외개발사업 부문 인프라·부동산 개발 경력직과 토목현장 인력 채용을 진행하기도 했다. 해외 건설시장에 집중해 영업이익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사실 현대건설은 지난 2년간 해외시장에서 쓴맛을 봤다. 2021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중동에서 해외 공사가 중단되며 발주가 미뤄졌고 2022년 4월엔 사우디 '줄루프 프로젝트' 유전개발 수주전에서 일본 기업에 고배를 들었다.

여기에 2021년 4분기에 미청구공사 1380억원을 대손상각 처리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미르파 담수 복합화력발전소'에 남아있던 공사미수금을 지난해 실적에 대손으로 추가 반영했다. 2021년 시공한 UAE '두바이 대관람차' 수리비용에도 200억원이 들어가는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며 2022년 4분기 해외사업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해외수주액도 2021년 3조6000억원에 이어 2022년 2조9000억원으로 2년 연속 목표치(6조원, 5조6000억원)에 한참 못 미치는 성적표를 내는데 그쳤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해외수주 입찰 경쟁에 더욱 활발하게 뛰어들며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선 윤 사장의 기발한 경영 방침이 빛을 발할 기회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실제로 윤 사장은 2020년 서울 용산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 수주전에서 직접 조합원이 돼 조합원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등 독특한 전략을 사용한 바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해외건설 수주 부문에서 2년 연속 3위에 머물렀다. 1, 2위는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이 견고하게 버티고 있고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바로 아래에서 맹추격하고 있다. 전통의 해외건설 강자 현대건설이 올해 과거의 영광을 다시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