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는 지난 6일 주당 최대 69시간 노동을 허용하는 등의 근로시간 제도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연장근로시간 관리단위를 현행 '1주'가 아닌 노사 합의를 통해 '월·분기·반기·연 단위'로 확대해 집중근로가 필요할 경우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해당 법안을 발표하며 "MZ세대는 권리의식이 굉장히 높아 적극적으로 의사표현을 하기에 근로시간 연장으로 악용하려는 시도를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개편안이 발표되자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다수의 비판글이 게재됐다. 노동계·직장인 누리꾼들은 "시대를 역행하는 노동법" "가족보다 직장 동료의 얼굴을 더 많이 볼 것 같다" "주69시간제가 아니라 '비혼 장려제' 아니냐" 등의 반응을 보이며 거세게 반발했다.
MZ세대 노동조합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 역시 지난 9일 논평을 통해 "연장근로 관리단위 확대는 국제 사회 노동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청년층이 '주69시간제'를 선호할 것이라는 정부 주장과 달리 MZ 노조마저 개편안에 공세를 가한 것이다.
여론이 악화되자 윤 대통령은 지난 14일 해당 개편안에 대해 "입법예고 기간 중 표출된 근로자들의 다양한 의견, 특히 MZ세대의 의견을 면밀히 청취해 법안 내용과 대국민 소통에 관해 보완할 점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실 역시 지난 15일 "근로자들의 여론을 세밀하게 청취한 뒤 방향을 잡겠다"며 "윤 대통령의 노동시장 정책의 핵심은 MZ 근로자, 노조 미가입 근로자, 중소기업 근로자 등 노동 약자의 권익 보호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사실상 주 69시간제에 대한 MZ세대의 반발을 인정한 것으로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의 보완 검토 지시가 사실상 주69시간제를 철회·백지화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개편안 발표를 마친 고용부는 입법예고 기간을 거쳐 오는 6~7월쯤 국회에 입법안을 제출할 계획이었으나 윤 대통령의 보완 검토 지시에 당혹감을 내비치고 있다. 고용부는 지난 14일 입장문을 통해 "개편안과 관련해 일부 비현실적 가정을 토대로 잘못된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정부는 국민의 이해와 공감대 속에서 근로시간 제도 개편의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고용부는 다음달 17일까지 입법예고 기간인 만큼 국민들이 우려하는 문제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며 각계의 의견 수렴을 토대로 보완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입법예고 과정에서 비판이 거세질 경우 개편안이 전면 손질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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