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농업인과 농촌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전형적인 포퓰리즘 법안"이라며 거부권을 행사했다. 사진은 지난달 17일(현지시각) 도쿄 일본경제단체연합회관에서 열린 한일 비즈니스라운드 테이블에서 발언하는 윤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양곡관리법 개정안(이하 양곡관리법)에 대해 '남는 쌀 강제 매수법' '포퓰리즘 법안' 등이라고 혹평하며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이는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국회에서 처리된 법안에 행사한 거부권이다.
윤 대통령은 4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그동안 정부는 해당 개정안의 부작용을 지속적으로 설명했지만 제대로 된 토론 없이 국회에서 일방적으로 통과시켜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우리 농정의 목표는 농업을 생산성이 높은 산업으로 발전시켜 농가 소득을 향상시키는 것"이라며 "농업과 농촌을 재구조화해 농업인들이 살기 좋은 농촌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곡관리법에 대해 "농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농가 소득을 높이려는 정부의 농정 목표에 반하며 농업인과 농촌 발전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전형적인 포퓰리즘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나아가 "양곡관리법은 시장의 쌀 소비량과 관계없이 남는 쌀을 정부가 국민의 막대한 혈세를 통해 모두 사들여야 한다는 '남는 쌀 강제 매수법'"이라며 "쌀 생산이 과잉되면 오히려 쌀의 시장 가격을 떨어뜨리고 농가 소득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곡관리법은 쌀 초과 생산량이 수요 대비 3~5% 이상이거나 쌀값이 전년 대비 5~8% 이상 하락할 경우 정부 매입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해당 개정안은 지난달 23일 진행된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으나 더불어민주당의 주도로 강행 처리됐다는 점에서 정부·여당의 반발을 샀다.

이에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며 맞섰다.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 역시 그동안 양곡관리법에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역대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사례는 이전까지 총 66회였다. 이승만 전 대통령이 총 45회 거부권을 행사했으며 노태우 전 대통령이 7회, 노무현 전 대통령이 6회, 이명박 전 대통령이 1회, 박근혜 전 대통령이 2회 거부권을 각 행사했다. 이후 윤 대통령이 이날 거부권을 행사해 총 67회로 기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