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임한별 기자
정부가 KDB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을 추진하는 가운데 노사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은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다.
정부와 산업은행은 이전 공공기관 지정안을 비롯한 행정절차를 마무리 했고 산은의 본점 소재지를 '서울특별시'로 규정하고 있는 현행 산업은행법의 국회 개정 절차를 남겨놓고 있다.

강석훈 산은 회장은 지난 20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본점 이전에 대한 직원 여러분과 노조의 절박한 심정과 국회 및 국민 여러분의 우려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고 깊이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상반기 중 마무리될 '지방이전 시 산은의 역량 강화방안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노조와 직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는 한편 국회와도 긴밀히 소통하고 구체적으로 논의하면서 지방이전 계획을 세심하게 수립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지난해 6월21일 취임한 후 1년이 지나도록 부산 이전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노조와 직원 설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은 노조는 "강 회장 취임 1년은 퇴행만이 가득했다"며 "강 회장은 취임사에서 격의없는 소통과 투명하고 공정한 조직을 약속했지만 지금 어느 것 하나 이뤄지지 않고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산은은 부산 이전을 위해 진행 중인 컨설팅이 이달 말 마무리되면 구체적인 이전 계획을 수립해 금융당국에 제출할 예정이다. 다만 정부와 산은이 부산 이전에 속도를 내는 사이에 직원들이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노조는 "국가발전을 위해 일한다는 긍지와 자부심은 사라지고 무력감과 패배감만이 남았다"며 "조직문화는 후퇴하고 직원들은 너도나도 회사를 떠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강 회장은 "저도 우리 직원들과 같이 이 문제와 관련해 논의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고 그 이슈 때문에 취임 1년 간 편하게 잔 날이 없다"면서도"부산 이전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갖고 직원들과 토론하기에는 제 위치가 그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결정한 부산 이전을 산은 회장이 반대할 '위치'가 아니란 의미로 해석된다.

금융 공기업의 지방 이전이 바람직한 방향인지에 대해선 전문가들 의견이 엇갈린다. 부산시는 산은의 원활한 부산 이전을 위해 민관정 협력팀이 첫 회의를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박형준 시장은 "산은의 부산 이전은 부산과 서울에 양대 성장축을 형성해 대한민국의 혁신적인 성장을 이뤄낼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높였다.

반면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책은행과 중소기업 역할 연구' 논문에서 금융공기업은 분산보다 집중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대종 교수는 "산은의 부산 이전을 중단하고 부산을 선박금융으로 특화시켜야 한다"며 "국익을 위해 산은을 여의도에 두고 서울을 국제디지털 금융중심지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