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일부 국가에서 주재 공간을 철수하는 등 재외공관을 재편하고 있다. 그 이유는 북한이 외교 전략을 바꿔 '신냉전적 구조'에 편승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19일(현지시각) 평양을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맞이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북한이 최근 일부 국가에서 주재 공간을 철수하는 등 재외공관을 재편하고 있다. 이와 관련 북한이 외교 전략을 바꿔 '신냉전적 구조'에 편승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종원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17일 발행된 이슈브리프 '최근 북한의 재외공관 축소의 함의'를 통해 최근 북한의 외교 전략을 분석, 이 같은 전망을 내놨다.

북한은 지난달부터 주재 공관을 철수하고 있다. 지난 17일 뉴스1에 따르면 우간다·앙골라·스페인의 대사관과 홍콩 총영사관 등 일부 국가에서 공관을 철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김 연구위원은 북한이 지난 2018년부터 재외공관 축소를 계획해 시행하려 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재외공관 인력의 귀국이 어렵게 되자 이를 실행하지 못하다 국경 개방과 함께 대사관을 정리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북한이 ▲재외공관의 재정 확보 어려움 ▲좁아진 북한의 외교 입지 ▲신냉전적 구조 편승의 반영 등 3가지 이유로 재외공관을 재편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북한 외무성은 재외공관 1곳당 연간 최소 10만~20만달러에 달하는 운영비용을 마련하기 어려워 자체적으로 의료단 파견, 무기거래, 부동산 임대 등 방식으로 운영비를 마련해왔는데 대북 제재로 이마저 어려워졌다는 것이 김 연구위원의 분석이다.


그는 이번 조치가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외교 입지가 좁아진 것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김 연구위원은 북한의 밀수 행위와 무기 수출 등으로 제기되는 비판에 따라 북한과 외교관계를 수립해 재외공관을 운영하는 국가가 부담을 느끼게 됐고, 외교 관계의 상호성에 따라 북한도 이들 국가와 외교관계를 지속하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해 재외공관 축소·재편이 불가피해졌을 것이라고 짚었다.

김 연구위원은 북한이 신냉전적 구도에 편승해 핵무기 개발·고도화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압박을 북·중·러 밀착을 통해 해결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전했다.

냉전시기 비동맹주의 노선을 외교 전략으로 채택해 동남아, 중동, 아프리카 등 제3세계 국가들과 외교 활동을 추진한 북한은 탈냉전기에는 사회주의 체제 붕괴를 목격하고 생존하기 위해 대미 외교에 초점을 두면서 중·러와는 전통적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유럽·아시아·중동·아프리카 국가들과는 외교관계를 강화하는 입체적 외교전략을 추진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게 김 연구위원의 평가다.

따라서 북한은 최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중·러와 전통적 우호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대외전략에 집중하고 있으며 최근 재외공관 재편은 입체적 외교전략 좌절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따른 위기 국면에서 선택과 집중을 시도한 결과라는 판단이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 미국, 유럽·남미·동남아·중동 일부 국가를 제외한 '비중점 국가들'에서 공관 사업 실적이 떨어지거나 중요도가 떨어지는 경우, 또 외화벌이를 통한 재원 확보가 어려운 경우 북한이 추가로 공관 정리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