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20일부터 전장연 측이 서울 지하철에서 시위를 재개함에 따라 강경 대응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들이 고의로 열차를 지연시킬 수 없도록 ▲역사 진입 차단 ▲진입 시 승강장안전문의 개폐 중단 등 승차 제한 ▲모든 불법행위에 법적 조치를 골자로 한다.
전장연은 2021년 1월부터 장애인 이동권 보장, 장애인 권리예산 확보 등을 주장하며 서울 지하철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9월25일 2호선 시청역에서 마지막 시위를 벌인 이후 약 두 달 만에 시위를 재개했다.
전장연은 지난 20일부터 이틀에 걸쳐 출근시간대 2호선 시청역에서 '권리 중심 공공일자리 고용보장 투쟁' 등을 주장하며 지하철 운행방해 시위를 진행했다. 열차 출입문 앞을 휠체어로 가로막은 채 현수막을 펼쳐 고의로 승객의 탑승을 가로막는 방식 등으로 운행을 지연시켰다. 이 때문에 2호선 열차가 최대 47분 지연되는 등 출근길 지하철 이용 시민에게 불편이 발생했다. 20~21일 공사 고객센터에 접수된 시위 관련 불편 민원은 139건이다.
전장연은 2021년부터 현재까지 총 471회의 선전전을 벌였으며 그 중 열차 운행방해 시위는 92회였다. 이에 따른 열차 지연시간은 86시간33분, 공사가 입은 손실액은 약 7억8000만원으로 추산된다. 전장연의 시위 재개에 공사는 지난 21일 오전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서울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의 불편을 볼모로 한 불법적 시위로 규정하고 시민의 안전 확보와 불편 최소화를 위한 초강경 대응책을 마련했다.
공사는 지하철 전 역사와 열차 내에서 집회나 시위의 금지·제한을 위한 시설 보호를 21일 서울·경기 소속 경찰에 요청했다. 경찰의 시설 보호가 이뤄지면 지하철 내에서는 시위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 그 동안 공사가 실행하지 않았던 새로운 대응방식으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의 해석에 따른 조치다. 지하철역은 시민에게 교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시설물에 해당해 집회나 시위를 개최하기 위해서는 관리자의 허가가 필요하다. 그러나 전장연은 그간 무단으로 시위를 감행해 왔다.
경찰에 시설 보호 요청과 동시에 시위가 벌어질 경우에 대비한 만반의 준비 태세도 갖췄다. 전장연 선전 또는 지하철 고의 지연을 목적으로 승차를 시도하면 경찰과 협업해 승차를 적극 막는다. 반복된 제지에도 시위를 중단하지 않을 때는 안전을 위해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해당 역 무정차 통과를 시행하기로 했다.
원활한 현장 대응을 위해 근무할 수 있는 지하철보안관 전원을 투입하고 역 직원과 본사 직원 등 지원인력도 다수 동원될 예정이다. 경찰 측에도 충분한 인력배치와 함께 위법상황 발생 시 즉각 현장 체포가 가능하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무정차 통과는 화재나 혼잡 등 안전사고가 우려될 경우 역장이 관제센터 승인을 받아 시행한다. 전장연 시위에 대해서도 안전사고 발생 우려와 극도의 시민 불편을 고려해 적극 시행할 방침이다.
열차의 일부 출입문 앞을 가로막는 경우에는 해당 승강장 안전문의 개폐를 중단해 열차 안으로 진입을 차단함으로써 열차 운행에 지장이 없도록 조정할 계획이다. 열차 내 승객의 신속한 하차를 위해 전 역에서부터 안내방송을 시행해 출입문을 폐쇄하고 주변 출입문 이용을 알릴 예정이다.
시위가 예상되는 장소에는 강력한 철제 바리케이드를 사전에 설치한다. 전장연 측이 역사 내로 무분별하게 진입할 시 이용 시민의 동선과 물리적으로 분리되도록 한다. 승강장에 확성기, 앰프 등 선전전과 시위를 위한 물품을 반입하려 하면 이를 제지하고 '철도안전법'에 따라 퇴거를 명령한다.
공사는 시위 중 열차 운행방해를 포함, '철도안전법' 등을 위반하는 모든 불법행위에 대해 법적 조치를 추진한다는 원칙을 유지한다. 시위 시작부터 종료까지 모든 행위를 동영상으로 채증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공사는 전장연 대상으로 다섯 차례의 형사 고소와 세 차례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한 바 있다. 올해에는 1월과 4월 각각 6억145만원과 1억2779만원의 손해액을 배상청구해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승강장과 열차 내 시위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정승차 행위에 대해서도 색출에 나선다. 부정승차로 적발 시 부가금으로 운임의 31배인 4만6500원을 부과한다. 시위에 장애인과 동행하는 비장애인 활동가의 경우 개찰구 통과 시 운임을 내야 하지만 이들 중 일부는 보조인 1명뿐만 아니라 다수가 개찰구를 확인 없이 무단으로 출입하는 부정승차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 공사는 이에 대해 철저한 단속을 병행키로 했다.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이번 조치는 지하철에서 시위를 벌일 수 없도록 진입을 원천 차단한다는 점에서 기존과는 차원이 다른 강력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시민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 불법시위가 완전히 근절될 때까지 무관용 원칙에 입각해 적극 대응하는 등 임기 내 지하철에서 발생하는 시위 등 무질서 행위로부터 시민의 안전을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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