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사진은 한 비대위원장이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를 거부했다고 밝히면서 갈등설이 불거졌다.
지난 21일 오전 대통령실과 여당 측 인사가 한 위원장과 비공개 회동을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이 한 위원장에게 직접 사퇴를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다음날인 지난 22일 오전 한 비대위원장은 국회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사퇴 요구를 거절했다며 보도 내용이 사실이었음을 확인해줬다. 이에 용산 대통령실과 한 위원장 사이 갈등설이 제기됐고 하루 종일 관련 뉴스가 쏟아졌다. 이에 머니S는 한 위원장을 23일 화제의 인물로 선정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날(21일) 대통령실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았는지에 대해 "저는 오는 4월10일 총선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 모든 것을 아낌없이 쏟아붓겠다는 각오로 이 자리를 받아들였고 최선을 다해왔다"며 "저는 선민후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실의 과도한 당무 개입에 대해선 "평가는 제가 하지 않겠다"며 "그 과정에 대해서는 제가 사퇴 요구를 거절했기 때문에 구체적 내용에 대해선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전했다. 또 김건희 여사 디올백 논란에 대해 "제 입장은 처음부터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과 한 비대위원장의 갈등 원인으로 김경율 국민의힘 비대위원의 김건희 여사 관련 발언이 꼽힌다. 김 위원의 발언 이후 당내 여러 의원들이 김 여사가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실과 한 위원장이 정면충돌하자 당내 의원들, 야당 측 인사들이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 12월21일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했다. 사진은 한 비대위원장이 지난해 12월21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임사를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한 위원장은 지난해 12월21일 비대위원장직을 지명받았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13일 비대위 체제로 전환됐고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등 쟁쟁한 후보를 제치고 한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으로 낙점됐다.
한 위원장은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신년 인사회 후 기자들과 만나 김건희 특검법 거부권 행사에 대해 "대장동 (특검법)도 올라와 있지 않냐. 그건 총선 전 수사와 재판을 마비시키겠단 의도가 보이는 법"이라며 "그런 법만 가지고 총선을 치르는 건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것이다. 저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한 비대위원장이 김경율 비대위원과 당내 의원들이 김건희 여사 디올백 논란 사과를 요구하자 "국민들께서 걱정하실만한 부분이 있었다고 저도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진은 한 비대위원장(오른쪽)이 지난 17일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김 비대위원(왼쪽)과 함께 주먹을 쥐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하지만 김경율 비대위원을 비롯해 당내 의원들이 김건희 여사 디올백 논란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자 한 위원장은 지난 18일 "그 문제는 기본적으로 처음부터 계획된 게 맞다"면서도 "전후 과정에서 분명히 아쉬운 점이 있고 국민들께서 걱정하실만한 부분이 있었다고 저도 생각한다"고 밝혔다.
해당 발언 이후 대통령실과 한 비대위원장 충돌이 공개적으로 빚어지자 당내 의원들은 분위기 파악에 나섰다. 지난 22일 뉴스1에 따르면 한 영남권 중진 의원은 "의원들이 다들 동향 파악하느라 바쁘다. 전부 다 통화 중"이라고 전했다.

또 일부 중진 의원들은 현 상황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중진 간담회를 추진했지만 추이를 살펴보자는 의견이 많아 미뤄졌다. 총선을 앞두고 당정 갈등이 일어나자 대다수 의원은 대통령실과 한 비대위원장의 불화설이 총선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한 비대위원장과 대통령실의 갈등 봉합이 가능할지에 대해 미지수라는 평을 내리고 있다. 과연 대통령실과 한 비대위원장의 관계가 과거로 돌아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