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BBC가 한국의 저출산 배경을 집중 조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늘봄학교 관련 중앙지방협력회의를 앞둔 지난달 27일(한국시각) 서울 시내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BBC는 한국 정부가 최근 20년간 379조8000억원을 투입했음에도 출생아 수는 계속 줄어들면서 인구 소멸 위기에 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출산 혜택은 대상이 한정돼 실효성이 없다며 최근 제시된 외국인 보모 지원·다자녀 군 면제 등은 청년들의 애로사항을 해소하지 못했다고 BBC는 전했다.
먼저 BBC는 과도한 업무 환경을 지적했다. 하루 8시간 근무가 원칙이지만 대개 초과 근무에 시달려 개인 시간조차 없다. BBC는 이런 상황에서 출산·양육은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어쩔 수 없이 비출산을 택하는 청년도 많다. 수도권 집중 현상으로 주거비·생활비가 치솟아 경제 활동을 그만둘 수 없는 것이 그 이유다. 현재 서울 출산율은 현재 0.55명으로 전국 최저치다.
다음으로 BBC는 '사교육 공화국' 특성에 집중했다. 한국은 세상에서 양육비가 가장 비싼 나라다. 대부분 가정이 사교육에 매달 수십만원 이상을 지출한다. 그러나 비싼 사교육비를 감당할 수 있는 건 소수다. 지난 2022년 조사에 따르면 94%가 사교육비가 부담된다고 답했다. 그러나 교육 경쟁으로 사교육을 포기할 수 없는 모순적인 상황이다.
비용을 떠나 과열된 교육 시스템 자체가 저출산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경쟁에 지친 청년들이 고통을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 출산을 포기하는 것이다. 한 30대 직장인은 "나는 그저 평범한 삶을 살기 위해 평생 공부해야 했다"며 "한국은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곳이 아니다"라고 출산을 포기한 이유를 밝혔다.
저출산의 핵심 요인은 시대착오적 여성상에 있다고 봤다. 한국은 지난 50년 간 눈부신 발전을 이룩했으며, 여성의 고등교육과 사회활동 비율도 급증했다. 그러나 육아·살림을 전담하는 '아내와 어머니의 역할'은 그대로다. 이어 여성들이 출산·육아로 인한 경력·사회적 단절로 고통받는 현실도 기재했다. 출산 시 퇴직을 요구하는 기업 문화 때문에 주 양육자(여성)가 대부분 직장을 떠난다. 2022년 기준 육아 휴직 비율은 남성 7%, 여성 70%다. OECD 국가 중 성별 임금 격차가 가장 심하다.
BBC는 저출산 극복을 위해서는 한국이 보다 다양한 형태의 가정을 수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2020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혼외 출산율은 41.9%다. 반면 한국 혼외 출산율은 2022년 2%에 그쳤다. 심지어 한국은 결혼하지 않은 여성의 정자은행 이용을 금지하는 등 임신·출산을 제한한다. 매체는 심각한 인구난을 겪고 있음에도 '아이를 못 낳게 하는' 모순을 지적했다.
BBC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저출산 정책 재구조화 계획을 밝히는 등 한국 사회가 심각성을 인지했다고 전하고 추후 행보를 지켜봐야 한다고 끝맺었다. 지난해 한국 4분기 합계출산율은 0.65명으로 인구 대책이 간절하다. 전년 대비 0.05명 감소했고 최초로 0.7명 선이 붕괴됐다. 향후 전망은 더 어둡다. 지난해 12월 통계청 '장래인구추계:2022~2072년'은 2025년 출생아 22만 명, 2072년 16만명을 예상했다. 최악의 상황에는 2072년 출생아가 9만명대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고 통계청은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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