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이 올해 목표로 해외시장에서의 시행·시공을 동시에 추진하는 디벨로퍼로의 성장을 예고했다./사진제공=대우건설
지난해 대우건설 경영에 직접 나선 정원주 회장이 국내 주택시장 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해외사업 확대를 본격화했다. 아시아를 중심으로 글로벌 부동산 개발시장 개척에 주력하며 수익 다변화를 꾀하겠다는 복안이다.
지난해 3분기 대우건설의 해외 수주액은 누적 2조4061억원을 달성했다. 당초 목표였던 1조8000억원을 초과 달성했다. 나이지리아 '카두나 정유시설 긴급 보수 공사'(5억8918만달러·약 7255억원) 리비아 '패스트트랙 발전 공사'(7억9000만달러·약 1조원) 이라크 '알포(Al Faw) 컨테이너 터미널 상부시설 연약지반 개량공사'(1억3000만달러·약 1742억원) 등 굵직한 사업을 수주한 결과다.

올해 첫 수주도 해외에서 올렸다. 1월 이라크항만공사가 발주한 바스라 알포 신항만 1단계 현장을 잇는 3.7㎞ 길이 둑길(Causeway) 조성 공사를 1700만달러(약 220억원)에 따냈다.


정 회장은 해외사업의 중요성을 지속해서 강조해 왔다. 그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해외시장에서 시행과 시공을 병행하는 디벨로퍼로 성과를 거둬야 한다"며 "북미와 나이지리아, 동남아시아 3개 지역을 해외사업의 중심축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정 회장의 부친이 설립한 중흥그룹은 내수 공사, 특히 주택사업만을 영위하며 해외 실적이 없었다. 정 회장의 이러한 행보는 중흥그룹의 설립자 정창선 회장이 강조해온 대우건설 인수 목적과도 연결된다.

다만 올 1분기 동안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수주가 없었던 것은 뜻밖의 결과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1조원 이상의 정비사업 수주고를 쌓았다. 서울에선 10대 건설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수주액을 달성했다. 올해는 고금리 여파로 주택 미분양 등 시장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수주에 신중을 기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수주의 옥석 가리기가 필요한 시점으로 판단해 정비사업 심의 기준이 이전보다 더 보수적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실적 상승과 시공능력 3위에 오른 대우건설이 주주환원 정책에는 신중한 모습도 유사한 행보로 읽힌다. 대우건설은 오는 28일 주주총회에서 재무제표와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을 의결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주주 배당에 관한 안건은 상정되지 않을 예정이다.

대우건설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연결기준 11조6478억원, 6625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11.8%, -12.8% 변동했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176.8%다.

정 회장은 2021년 중흥그룹이 대우건설 인수를 추진한 당시에 "부채비율이 100% 수준으로 내려올 때까지 기존 주주에만 배당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 소신을 밝혔다. 대우건설이 마지막 주주 배당을 실시한 건 2009년이다. KDB산업은행 경영 하에 배당가능이익을 확보하지 못했다.

중흥그룹에 인수된 후 상법상 배당에 무리가 없을 만큼의 자본을 갖췄으나 여전히 배당에 보수적인 점은 주주들에게 아쉬움을 남긴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