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이도현군(당시 12세)이 숨진 차량에 대한 '급발진 의심 사고'의 책임소재를 가리기 위해 법원이 당시 사고 차량과 같은 연식의 차량으로 사고 장소에서 감정을 실시하기로 했다. 사진은 지난해 강원 강릉에서 일어난 차량 급발진 의심사고 현장. /사진=뉴스1
26일 뉴스1에 따르면 춘천지법 강릉지원 민사2부(박상준 부장판사)는 이날 사고 당시 차량 운전자 A씨(68·여)와 손자 이군 유족이 차량 제조사를 상대로 낸 7억600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 소송 5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서 운전자 측(원고)은 재판부에 '변속장치 진단기'를 이용한 감정을 제안했다. 차량 속도를 비롯해 분당 회전수(RPM), 가속페달 변위량, 기어 단수 등의 데이터가 1초 안팎으로 기록되는 '변속장치 진단기'를 활용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분석을 반박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감정 제안을 법원이 받아들이면서 제조사 측이 '변속장치 진단기'를 제공하면 운전자 측은 사고 차량과 같은 기종·연식의 차량을 준비해 사고 장소에서 사설 기관에 의뢰해 '현장 감정'을 실시할 방침이다. 법원은 이 같은 현장 감정을 다음달 15일 전 경찰의 통제 아래 실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이날 양측은 지난 4차 공판에 이어 '제동등 점등' 방식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운전자 측은 "제동등 점등은 '전자제어 소프트웨어(ECU)'와 관련 있다"며 급발진을 주장할 추가 증거를 제출했다. 제조사 측은 "ECU와 상관없이 브레이크를 밟으면 제동등이 들어온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이날 재판을 앞두고 도현군 아버지 이상훈씨는 "22대 국회에서는 '도현이법'(제조물 책임법 일부법률개정안)을 꼭 제정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씨는 "도현이법 제정을 위해 국민동의청원을 시작한 지 1년이 지났다"며 "(21대 국회에서) 여야를 가리지 않고 5번에 걸쳐 대표 발의됐지만 여전히 제자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1대 국회에서 제조물책임법을 개정할 수 없다면 22대 국회에서는 반드시 실행해달라"고 말했다. 이씨가 국회에 통과를 호소한 '제조물 책임법 개정안' 일명 '도현이법'은 '제조물 결함으로 의심되는 사고 발생 시 제조사가 결함에 대한 입증 책임을 지는 것'이 골자다.
지난 2022년 12월6일 오후 3시56분쯤 강원 강릉시 홍제동 한 도로에서 60대 A씨가 몰던 소형 SUV가 배수로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동승자이자 A씨 손자인 도현군이 숨지고 A씨가 다쳐 병원 치료를 받았다. 이를 두고 운전자이자 유족 측은 해당 사고가 '급발진'으로 일어난 것이라며 제조사를 상대로 7억6000만원 규모의 민사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