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LG에너지솔루션 미국 애리조나 공장 조감도.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6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 신규 원통형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공장을 착공했다. 북미에 건설되는 두 번째 단독 공장이자 원통형 및 ESS 첫 전용 공장이다. 투자금만 7조2000억원에 달한다. 각 공장의 생산 능력은 원통형 배터리 36기가와트시(GWh), ESS LFP 배터리 17GWh로 계획됐다. 가동 시기는 오는 2026년이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지만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라는 게 LG에너지솔루션 방침이다. 투자 확대를 통해 현재의 일시적 위기 상황을 기술 리더십 차별화 시간으로 삼는다. 실제로 애리조나 원통형 배터리 공장에서는 차세대 폼팩터(제품 외관)인 46시리즈(지름이 46㎜인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해당 제품은 생산 전부터 테슬라 등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삼성SDI도 투자를 늘린다.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와 미국 인디애나주에 합작공장 2곳을 건설하고 있다. 1공장은 33GWh 규모로 오는 2025년 1분기 가동 예정이다. 34GWh 규모인 2공장은 오는 2027년 가동될 전망이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지난달 정기주주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지속 성장할 전망인 만큼 합작법인을 더 확대하고 단독 공장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업체가 투자를 늘리는 배경에는 성장성이 있다. 최근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한동안 연평균 20% 성장은 거뜬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과 비교했을 때 배터리 시장 성장 속도가 늦춰진 것은 맞으나 그렇다고 역성장하는 게 아니다"라며 "다른 산업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배터리 시장 성장률이 압도적으로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중국과의 경쟁도 투자 확대 배경이다. 과거 내수 공략에 힘 쏟았던 중국은 LFP 배터리를 중심으로 해외에서도 영향력을 떨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월 비(非)중국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점유율 1위는 중국 CATL(25.8%)이 차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점유율 24.4%로 2위에 그쳤다. 삼성SDI는 점유율 11.1%로 4위에 이름을 올렸다.
SNE리서치는 "비중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 CATL의 배터리는 테슬라 모델 3·Y(중국산 유럽, 북미, 아시아 수출 물량) 등 메이저 완성차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차량에 탑재되고 있다"며 "현대 신형 코나와 기아 레이 전기차 모델에도 CATL 배터리가 탑재되는 등 국내 시장 또한 중국 업체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업체들이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시장 성장 속도가 빠른 미국을 공략해야 한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의 투자가 북미에 집중된 배경이다. 중국 업체들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인해 미국 진출이 제한된다. 중국 등 우려 국가에서 생산된 제품은 IRA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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