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의 9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30조9671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서울 시내에 설치된 시중은행 ATM 기기 모습./사진=뉴스1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에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올리면서 지난 9월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였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9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30조967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보다 5조6029억원 늘어난 수치다. 증가 폭은 8월(9조6259억원)에 비해 크게 줄었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574조5764억원으로 한 달 사이 5조9148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주담대는 8월 8조9115억원 급증한 바 있다.


추석 연휴로 인해 영업일이 감소한 데다, 은행들이 가계부채 관리 기조에 맞춰 주담대 금리를 인상하면서 대출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9월 가계대출 증가 폭이 주춤했으나 안심하기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대출 수요가 다시 자극받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오는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가운데 금리 인하 결정에 따라 대출수요가 쏠리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어서다.

은행권은 대출금리를 올려 대출 조이기에 돌입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2일부터 주담대·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0.20%포인트 인상한다. 주담대는 5년 고정(혼합), 변동금리 모두 0.20%포인트 인상하며, 전세자금대출도 우대금리를 축소하거나 금리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0.20% 인상한다.


오는 4일엔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도 잇달아 대출금리를 인상한다. 신한은행은 신규 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5년 이상 장기우대금리(0.10%포인트)를 폐지하고 신잔액 6개월물 상품은 0.20%포인트 인상한다. 전세자금대출은 보증기관에 따라 최대 0.45%포인트 오른다. KB국민은행도 주담대,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0.20%포인트 올린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증가 추이를 지켜본 뒤 추가 규제 등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30일 금융지주사 회장들을 만나 "연말까지 남은 3개월간 가계대출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내년에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의 하향 안정화가 지속될 수 있도록 지주 차원에서 책임감을 갖고 가계부채 관리 목표를 수립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