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 경영권 분쟁 중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자사주 매입 계획 등 경영권 방어 방안에 대한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김진아 기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고려아연과 영풍정밀의 공개매수가격을 재차 상향했다. 영풍·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에 맞서 경영권 사수를 위한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고려아연은 11일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83만원에서 89만원으로 상향했다. 취득예정주식도 기존 320만 9009주(15.5%)에서 362만 3075주(17.5%)로 높여 잡았다.

고려아연이 이달 23일 종료되는 자사주 공개매수 기간을 늘리지 않고 조건을 변경할 수 있는 마지막 날 결단을 내렸다.


이로써 경영권 인수를 시도하는 MBK측의 공개매수가인 83만원보다 매수가격이 6만원 높아졌다. MBK는 더 이상 추가 인상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다.

자사주 취득 기간은 23일까지이며 취득예정금액은 3조2245억3675만원이다. 투자금은 기존 공개매수가 83만원 당시보다 6000억원 가까이 늘어났다.

최 회장과 손잡은 베인캐피탈의 특수목적법인 트로이카드라이브인베스트먼트는 기존 대로 51만 7582주(2.5%)를 확보할 예정이다.


앞서 영풍·MBK파트너스는 지난달 13일 고려아연 공개매수 가격으로 주당 66만원을 제시했다가 주가가 치솟자 지난달 26일 공개매수가를 75만원으로 상향했다. 이후 최윤범 회장이 대항공개매수 방침을 공식화하며 83만원을 제시하자 지난 4일 매수가를 83만원으로 인상했다.

고려아연은 이번 공개매수가 인상에 대해 "주식을 소유한 주주들에게 충분한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주주의 평등원칙을 실현하겠다는 취지를 담았다"며 "최근 주가 급등과 공개매수 이후 주식가치 하락 등으로 영향을 받게 될 주가의 불안정성을 최소화하고 주주가치도 제고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은 이번 자사주 공개매수에서 취득한 주식 전량을 소각할 예정이다.

고려아연은 자사주 공개매수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주관 증권사를 기존 미래에셋증권에 더해 KB증권도 추가했다. KB증권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청약 시스템을 모두 갖추고 있는 만큼 주주들은 2개의 증권사를 이용해 편리하게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에 응할 수 있게 됐다.

최 회장은 영풍정밀의 공개매수가격도 상향했다. 최 회장 측 특수목적법인(SPC) 제리코파트너스는 이날 영풍정밀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3만원에서 3만5000원으로 올렸다. 영풍과 MBK가 제시한 3만원보다 5000원 더 높은 가격이다.

매수 물량은 최대 25%(393만 7500주)로 유지했다. 이로써 최 회장 측 소요자금은 기존 1181억원에서 1378억원으로 늘어나게 됐다. 거래 종료일은 21일이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의 지분 1.85%를 갖고 있어 의결권에 영향을 미친다.

아울러 제리코파트너스는 하나증권과 함께 KB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선정, 청약 시스템을 개선했다. 이번 공개매수에서 주주들은 하나증권과 KB증권을 통해 오프라인으로 청약할 수 있으며 KB증권을 통해서는 온라인 청약도 가능하게 됐다.

모든 주주에게 동등한 참여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공정한 경영권 경쟁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란 설명이다.

이번 대항공개매수로 영풍정밀 현 경영진에 대한 우호지분이 최대 25%(393만7500주)가량 늘어나면 지분율은 기존 35.31%에서 최대 60.3%로 확대된다. 이를 통해 영풍정밀 현 경영진은 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하고 경영 안정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영풍정밀의 전체 유통주식 비중인 43%를 감안 시 투자자들이 보유주식의 절반을 제리코파트너스에 청약했을 경우 공개매수 청약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공개매수 가격과 최대 매입 물량을 확대하면서 시중에 유통되는 주식유통 물량 등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주들께서 안심하고 편리하게 청약에 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원의 판결에 따라 진행되는 이번 자사주 공개매수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뒤 이른 시일 내에 회사를 정상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