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4일 오전 '2024년 지주·은행 등 검사결과 브리핑'에서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자회사 인수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사회 보고 등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자회사 인수 논의에 이사회가 패싱되는 등 경영진 견제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8월 두 생보사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당시 인수지분(가격)은 동양생명 75.34%(1조2840억원), ABL생명 100%(2654억원)이며 총 인수가액은 1조5493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이 오는 8월까지 인수 절차지 마치지 못하면 보험사 인수의 계약파기 뿐 아니라 인수가의 10% 규모인 약 1500억원도 날리게 된다.
금감원은 당시 임 회장이 리스크관리위원회를 개최하기 전에 이사회에 두 보험사의 M&A 안건을 부의했다고 밝혔다. 주식매매계약 당일 리스크관리위원회와 이사회를 불과 20분 간격으로 개최해 리스크관리위원회 심의 내용을 이사회 안건에 반영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우리금융 내규에 따르면 M&A 등 중요 경영사항 추진 시 리스크관리위원회의 사전 심의를 받고 이사회 의사결정에 이를 반영해야 한다.
박충현 금감원 부원장은 "금융당국이 자회사 M&A 인허가하지 않을 경우 계약금을 반한하는 조항이 있었으나 공식 이사회에서 논의되기 전에 금융지주 회장이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사회는 M&A 등 중요한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등 경영진 견제·감시 기능이 제한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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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실태평가 2등급 못 받으면 인수 실패… 금감원 "심사 속도"━
금융위는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가 승인에 금감원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반영한다. 금융지주회사법의 자회사 편입 승인 요건은 자회사로 편입되는 회사의 사업계획이 타당하고 건전할 것, 금융지주사와 자회사 등의 재무 및 경영관리 상태가 건전할 것 등이 있다. 금융지주의 건전성 부문에서 금융지주사와 자회사 등은 경영실태평가 결과 2등급 이상의 종합평가 등급을 받아야 한다. 우리금융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CET1은 11.96%로 당국 권고치인 12%를 밑돌았다. CET1 현황도 경영실태평가에 반영된다. 다만 일부 지표가 기준에 미달하더라도 금융위가 경영 건전성 개선을 조건으로 승인해줄 길도 열려 있다.
박충현 부원장은 "금융지주는 리스크관리위원회, 성과보상위원회 등 위원회가 경영 상황을 논의하고 최종적으로 이사회가 이를 결정해야 한다"며 "금융지주 회장 중심의 의사결정 아래 각 위원회가 형식적인 역할만 한다면 한국 금융산업이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우리금융의 경영실태등급 심사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15일 동양·ABL생명의 자회사 편입 인가 신청서를 제출했고 금감원이 자회사 등 편입승인 심사을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금감원이 우리금융에 추가 검토서류 제출을 요구하는 등 심사 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
이복현 원장은 "지주 회장 중심의 의사결정 체계가 공고하고 상명하복의 순응적 조직문화가 만연해 내부통제 등 견제장치가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웠다"며 "금융회사가 단기 성과주의를 지양하고 지배구조 선진화, 건전성·리스크관리 중심 영업, 엄정한 조직문화를 확립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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