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반도체특별법'(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 특별법)과 '필리버스터 제대로법'(국회법 개정안) 등 비쟁점 민생법안 90건을 일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사진은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1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2차 종합 특검법)이 재석 174인 중 찬성 172인, 반대 2인으로 가결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여야가 반도체특별법(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 특별법) 제정안을 비롯한 민생법안 등 비쟁점 법안 90건을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일괄 처리키로 했다.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사회에 대한 국회의장단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필리버스터 사회권을 상임위원장 등에게도 맡길 수 있도록 하는 법안도 통과될 전망이다.
국가전략산업인 반도체 산업 지원을 위한 반도체특별법은 대통령 직속의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반도체 클러스터를 지정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재정·행정적 지원을 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정부가 반도체 기반시설을 조성·지원하고 전력·용수·도로망 확충, 예타(예비타당성조사) 특례, 인허가 지원 등을 통해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다만 여야 간 쟁점인 R&D(연구·개발) 인력의 주 52시간 근로시간제 예외 적용은 여당의 반대로 법안에서 빠졌다.


여야는 국회의장단이 아닌 의장이 지정한 상임위원장 등이 본회의 필리버스터 사회를 맡을 수 있도록 하는 법안도 처리하기로 했다. 현행법은 본회의 사회권을 국회의장이나 국회부의장에게만 부여하고 있어 필리버스터가 장기화할 경우 의장단의 신체적 부담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실제로 우원식 국회의장과 이학영 국회부의장은 쟁점 법안을 둘러싼 여야 대치 속에서 반복된 필리버스터로 인해 피로를 호소해왔다. 국민의힘 소속인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우 의장의 회의 진행 방식 등을 문제 삼아 필리버스터 사회를 거부하면서 우 의장과 이 부의장이 그동안 필리버스터 사회를 모두 맡아야 했다.

당초 민주당은 '필리버스터 도중 재적 의원 5분의1(60명) 이상이 출석하지 않으면 국회의장이 토론을 중단할 수 있다'는 조항을 담으려 했으나 야당뿐 아니라 조국혁신당 등 범여권도 반대해 제외됐다. 의석수가 적은 야당 입장에서는 필리버스터를 장기간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필리버스터 종결 투표를 전자투표로 실시하는 방안도 논의됐지만 협상 끝에 포함되지 않았다.


산업 스파이 대응 등을 위한 간첩법(형법 98조) 개정안은 이날 처리 안건에서 빠졌다. 여야 모두 법 개정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으나 형법 개정안에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법왜곡죄' 신설 조항이 함께 담겨 있어 추후 논의 대상으로 밀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여야는 2월 임시국회 일정도 합의했다. 오는 2월2일 개회식을 시작으로 3~4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진행키로 했고, 안건 처리를 위한 본회의 일정은 추가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