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관봉권·쿠팡 상설특검팀 사무실에서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한 엄희준 광주고검 검사. /사진=뉴스1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쿠팡 수사 무마 의혹을 받고 있는 엄희준 광주고검 검사를 위증 혐의로 고발키로 했다. 엄 검사는 지난해 9~10월 국정감사와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바 있다.
법사위는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엄 검사에 대한 위증 고발 안건을 의결했다. 표결 결과, 재적 위원 17명 중 10명이 찬성했고,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 위원 7명은 전원 반대했다.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표결에 앞서 고발 사유를 설명하며 "엄희준 증인은 지난해 청문회와 국정감사에서 일방적인 지시는 하지 않았고 주임 검사 의견을 들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언론 보도에 따르면 당시 부천지청장이었던 엄 검사가 검사 메신저를 통해 쿠팡 사건 무혐의를 지시했다는 내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두 번째 고발 사유로는 "법사위 검찰 입법 청문회에서 엄 증인은 사건 내용을 가장 잘 아는 주임 검사에게 증거 관계를 들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면서 "하지만 문지석 검사의 증언에 따르면 당시 주임 검사였던 신가영 검사는 정기 인사로 사건을 맡은 지 보름여밖에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추 위원장은 세 번째 근거로 "지난해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엄 증인은 문지석 당시 부장검사가 무혐의 처분에 동의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며 "그러나 문지석 검사는 법사위 국정감사에 앞선 지난해 10월 15일 기후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불기소 처분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이에 반발했다. 신동욱 의원은 "국회가 언론 보도를 근거로 위증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 신가영 검사를 '사건을 가장 잘 아는 검사'로 지칭한 것과 관련해 "보름 정도면 기존 수사 기록을 검토해 사실관계를 파악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나경원 의원도 "이번 사안은 쿠팡 퇴직 근로자 퇴직금 사건의 무혐의 처분에서 시작된 것"이라며 "쿠팡 무혐의 처분은 엄희준 검사가 근무하던 부천지청만의 결정이 아니라 다른 지청에서도 동일하게 이뤄졌다"고 했다. 이어 "그럼에도 엄 검사만 문제 삼는 것은 이재명 대통령 사건을 수사한 검사에 대한 보복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에 민주당은 강하게 반박했다. 김용민 의원은 "엄희준 검사는 국정감사와 청문회에서 명백한 거짓 증언을 했고, 문지석 당시 부장검사는 법사위와 기후노동위에서 직을 걸고 용기 있게 진술했다"며 "답변 태도와 구체적 정황을 보면 누가 거짓말을 했는지는 국민 판단이 이미 끝났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한 언론 보도만으로 판단한 것이 아니다"라며 "언론에 공개된 검찰 내부 메신저에는 여러 사건의 사건명과 결론이 나와 있고 그중 하나가 쿠팡 무혐의"라고 했다. 그러면서 "신가영 검사가 지시를 받았다고 한 메신저 내용대로 실제 결론이 났고, 문지석 검사 역시 같은 취지로 증언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