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김천시 한국도로공사 본사 전경. /사진제공=한국도로공사
일부 고속도로 휴게소가 수십년간 한국도로공사 퇴직자 중심으로 운영돼 온 것으로 드러나 공공 인프라의 사유화 논란이 커지고 있다.
1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의 고속도로 휴게소는 총 211곳이며 이 가운데 194곳이 도로공사가 건설 후 민간에 임대하는 구조다.

문제는 이 중 53곳이 공개 경쟁 없이 20년 이상 장기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는 1970~80년대 계약 이후 40년 가까이 동일 업체가 운영을 이어온 사례도 확인됐다.


더 큰 논란은 도로공사 퇴직자 중심 운영 구조다. 도로공사 퇴직자 단체가 자회사를 통해 운영 중인 휴게소만 최소 7곳에 달하며 이 중 일부는 약 40년간 독점 운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단체는 역대 도로공사 사장 출신이 돌아가며 회장을 맡아 왔고 자회사 임원진에도 도로공사 고위 간부 출신이 재취업하는 구조가 이어져 온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공기업이 건설하고 관리하는 고속도로 휴게소가 사실상 내부 퇴직자 중심으로 순환 운영돼 온 셈이다. 공공 인프라 운영권이 내부 네트워크 중심으로 유지되는 구조가 장기간 방치되면서 '셀프 특혜'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가격 논란 역시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국토부는 휴게소 운영업체가 입점 매장에 평균 33%, 최대 51%에 달하는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는 구조가 유지돼 왔다고 밝혔다. 이 같은 다단계 수수료 구조가 음식 가격 상승과 품질 저하로 이어지며 결국 국민 부담으로 전가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고속도로 이용객들 사이에서는 "비싸고 맛없다"는 휴게소 불만이 오랜 기간 제기돼 왔다. 지난 13일 김윤덕 국토부 장관 역시 현장 점검에서 "이 정도 가격이면 밖에서 더 품질 좋은 음식을 먹을 수 있을 것"이라며 가격 대비 품질 문제를 직접 지적했다.

수년 전부터 국정감사와 언론 보도를 통해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음에도 근본적인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관리·감독 권한을 쥔 한국도로공사가 장기 독점 구조를 사실상 묵인해 온 것 아니냐는 책임론이 커지는 배경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서비스 논란이 아닌 공기업 구조 문제로 보고 있다. 공공시설 운영권이 퇴직자 중심으로 순환되는 구조가 유지되는 한 경쟁과 혁신이 작동하기 어렵고 결국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국토부는 운영구조 개편 TF를 구성해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개혁 성패는 도로공사 내부 특혜 구조를 실제로 해체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