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어느 대상자에게 어떤 규제로 (대출의) 연장 등을 제한할 것인지가 먼저 명확해져야 한다"며 "그 이후에야 연장 거절이나 담보물건의 경매 출회 등으로 인한 충격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임대사업자 대출 만기 연장과 대환대출을 신규 대출과 동일한 수준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내놓으며 은행권이 내부 점검에 나서는 등 분주한 분위기다. 특히 다음주 예정된 가계부채 종합대책에 이자상환비율(RTI) 강화뿐 아니라 연장·대환 심사 기준까지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업계의 긴장감이 더 커지고 있다.
20일 이 대통령은 엑스(X·구 트위터) 게시물을 통해 "신규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 규제 내용 보고, 기존 다주택에 대한 대출 연장 및 대환 현황과 이에 대한 규제 방안 검토를 내각과 비서실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 금융당국이 주택 임대사업자에 대한 '임대소득 대비 이자상환비율'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는 기사를 공유하며 "왜 RTI 규제만 검토하나"라면서 "대출 기간 만료 후에 하는 대출 연장이나 대환대출은 본질적으로 신규 대출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존 다주택에 대한 대출 연장이나 대환도 신규 다주택 구입에 가하는 대출 규제와 동일해야 공평하지 않을까"라며 "일거에 대출을 완전히 해소하는 것이 충격이 너무 크다면 1년 내 50%, 2년 내 100% 해소처럼 최소한의 기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시행할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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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기연장·대환대출=신규대출? 실무적으로 상상하기 어렵다"━
이 관계자는 "주거용 임대사업자는 전월세 공급의 한 축을 담당해왔다"며 "원룸·오피스텔 등 다양한 형태의 주거 공급을 맡아온 역할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과거 임대사업자 제도가 존재했기에 세입자들이 일정 부분 주거 안정을 누린 측면도 함께 봐야 한다"고 했다.
대출 만기 연장과 대환을 신규 대출과 동일한 규제로 묶는 방안에 대해서는 실무단에서 특히 부담을 토로하는 분위기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연장까지 신규 대출과 동일한 규제를 적용한다는 건 실무적으로 상상하기 쉽지 않다"며 "기존 차주들은 이자를 부담하며 정상적으로 관리해온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시장에서는 사실상 '연장 가능성'을 전제로 자금 운용이 이뤄져 온 측면이 있다"며 "연장을 갑자기 막아버리면 차주는 상환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고, 상환이 어려우면 신용도 하락이나 연체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은행 내부에서는 "정상 차주까지 일괄적으로 압박하는 구조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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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히면 매각·경매" 담보가치 훼손 가능성도━
심사가 강화돼 실제로 연장이 막힐 경우, 차주가 선택할 수 있는 경로가 급격히 좁아지고 이는 다시 시장에 예기치 않은 충격을 가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연장·대환까지 일률적으로 신규대출과 동일한 규제를 적용해 대출 연장이 광범위하게 제한될 경우, 차주의 실질적 상환 여력이 충분함에도 일시적 유동성 문제로 연체가 발생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며 "이는 금융회사 건전성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은 만큼, 단계적·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연장이 안 되면 차주 입장에서는 현실적으로 담보 자산을 매각하거나 경매로 넘어가는 수순 말고는 선택지가 많지 않다"며 "급하게 매각이 이뤄지면 가격이 흔들릴 수 있고, 가격이 급락하면 차주 손실은 물론 은행 담보가치도 훼손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무적으로는 현실화가 쉽지 않은 정책이라는 분위기도 있다"고 했다.
은행권은 가계부채 관리 필요성 자체는 공감하면서도, 정책 설계에 따라 시장이 받는 충격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한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가계부채를 관리해야 한다는 방향은 이해가 된다"면서도 "다만 집행 방식에 따라 시장이 받는 충격은 전혀 달라질 수 있어 실제 적용 범위와 속도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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