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충남도지사 후보(왼쪽), 김태흠 국민의힘 충남도지사 후보(오른쪽). /사진=뉴스1


"박수현이 이미지가 반듯해서 지지혀. 국민의힘은 계엄 이후 반성이 없어." (천안역 지하상가 60대 상인)
"보령은 김태흠 밀어주지. 김 지사가 일을 잘하고 노련혀." (보령중앙시장 50대 상인)


6·3 지방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충남지사 선거에 대한 민심은 지역마다 뚜렷한 온도차를 보였다. 충남 최대 표밭인 천안·아산에서는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우호적인 분위기가 주로 감지된 반면 보령 등지에서는 김태흠 국민의힘 후보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강했다.

이번 충남지사 선거는 재선에 도전하는 김 후보와 이를 막기 위해 나선 박 후보의 2파전으로 치러진다. 김 후보는 지난 3월16일 국민의힘 단수공천을 받았고, 박 후보는 지난달 15일 당내 경선에서 양승조 전 충남지사를 꺾고 최종 후보로 확정됐다.


충남의 최대 승부처는 천안시와 아산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충남 인구는 약 213만명이다. 이 가운데 천안시 인구는 약 66만5000명, 아산시 인구는 약 36만2000명으로 두 지역이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지난 4일 충남 천안시 동남구 천안역 입구 사진. /사진=지선우 기자


천안역 지하상가에서 만난 60대 관리인은 "이번 선거 자체가 내란 프레임으로 치러지는 것 아니냐"며 "천안은 진보세가 점차 강해졌는데 12·3 비상계엄 이후 더 뚜렷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박수현 개인 경쟁력도 있지만 여당 프리미엄도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천안역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50대 남성도 "천안은 예전엔 보수와 진보가 팽팽했는데 계엄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전했다.


아산시에 거주하는 40대 남성은 "김태흠 지사의 지난 4년 도정이 나쁘지 않았다"며 "다만 국민의힘이 계엄에 대한 반성이 없다는 인식도 있어 박수현에게 기대를 거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박 후보의 고향이자 지역구였던 공주시에서도 박 후보 개인에 대한 호감도가 높았다. 공주산성시장 인근에서 의류점을 운영하는 60대 상인은 "박수현과 같은 성당을 다니는데 자주 얼굴을 보니 친근하다"고 말했다. 시장을 지나던 60대 남성도 "산성시장에 자주 나오고 살뜰하게 말을 건다"고 했다.


그러나 박 후보의 행정 경험 부족에 대한 우려도 없지 않았다. 산성시장에서 잡화점을 운영하는 지모씨(70대·남)는 "도지사는 경험이 많아야 하는데 안정감은 김태흠이 더 낫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시장에서 신발가게를 운영하는 70대 상인도 "공주는 예전부터 보수세가 강하다"며 "박수현이 얼굴은 자주 비췄지만 도지사는 추진력이 있는 김태흠이 더 낫다고 본다"고 했다.

지난 충남 공주시 산성동에 위치한 공주산성시장 입구. /사진=지선우 기자


김 후보의 고향인 보령의 표심은 김 후보에 쏠려 있었다. 보령 한내시장에서 만난 60대 상인은 "우리는 원래 김태흠이지"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시장을 지나던 40대 남성은 "보령은 소상공인과 고령층 유권자가 많아 보수세가 강하다"며 "대다수가 김태흠 지사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보령중앙시장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50대 상인은 "박수현보다는 김태흠이 낫지 않겠느냐"며 "당 지도부는 답답해도 김태흠은 밀어준다"고 했다. 전자제품 가게를 운영하는 60대 상인도 "지역구를 이쪽에서 오래 맡지 않았느냐"며 "보령은 국민의힘을 많이 밀어준다"고 전했다.

보령·서천은 16대 총선부터 22대 총선까지 보수 진영 후보가 모두 당선된 대표적인 보수 강세 지역이다. 김 후보가 2022년 충남지사 선거 출마로 의원직을 내려놓은 뒤 치러진 재보궐선거에서도 국민의힘 당대표인 장동혁 의원이 당선됐다.

충남 보령시 대천동 '보령 중앙시장 입구'. /사진=지선우 기자


여론조사에서는 박 후보가 김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고 있다. KBS 대전방송총국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6~28일 충남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박 후보는 44%, 김 후보는 23%로 집계됐다.

막판 변수는 무당층이다. 해당 조사에서 '지지 후보가 없다'거나 '모름·무응답'이라고 답한 비율은 29%였다. 한국갤럽이 지난 1일 발표한 조사에서도 대전·세종·충청 지역 무당층 비율은 29%로 나타났다.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두 후보의 공방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김 후보는 지난 4일 박 후보가 아산 세이브더칠드런 충남아동권리센터 간담회에서 "충남 아동 삶의 질이 17개 시·도 중 최하위"라고 한 발언을 두고 "민간 연구 결과 하나를 근거로 한 아전인수"라고 비판했다. 김 후보는 박 후보를 향해 민주당의 공소취소 특검법에 대한 공개 입장 표명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김 후보는 지난 4년 동안 '힘쎈 충남'을 앞세워 추진해 온 도정의 연속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박 후보는 여당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며 예산 확보 경쟁력을 부각하고 있다.

KBS대전방송총국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는 만 18세 이상 남녀 충청남도민 800명을 전화면접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P(포인트), 응답률은 17.4%다.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3.3%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