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있는 여당 박찬대" vs "해본 유정복이 해야지"…인천에 부는 바람은
[6·3 지방선거 격전지 표심⑦]인천
인천=김성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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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야당이 돼서도 정신을 못 차렸다." (인천 미추홀구 20대)
"해 본 사람인 유정복이가 해야지" (인천 중구 70대)
6·3 지방선거에서 인천시장 3선에 도전하는 유정복 국민의힘 후보는 현직 시장의 행정 경험과 안정감을 앞세우고 있지만 인천에서 만난 시민들에게선 국민의힘을 향한 피로감이 엿보였다. '친명(친이재명)계 핵심'으로 꼽히는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두고도 "행정 경험이 있느냐"는 물음은 따라붙었다. 다만 이재명 정부와 호흡을 맞출 집권여당 후보라는 기대감이 그보다 더 크게 작용하는 분위기였다.
"국힘이 너무 못해서"…반사이익 얻는 민주당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지난 11일, 고소한 강정 튀기는 냄새가 골목을 채운 인천 중구 신포국제시장에선 이재명 정부에 반발하며 보수 결집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중구는 인천의 원도심으로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다. 신포국제시장에 장을 보러 왔다는 70대 이씨는 "한마디로 돈 뿌리는 좌파는 안 된다. 국민들이 정확하게 보고 각성해야 한다"며 "지금 안보든 경제든 너무 불안하지 않나. 해 본 사람 유정복이가 해야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상인 4명 중 3명은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의 우세를 점쳤다. 좌판에서 두부를 숭덩숭덩 썰어내던 60대 상인 정씨는 자신을 국민의힘 당원이라고 소개하면서도 "전체적인 판세를 보면 이번 인천시장 선거는 민주당이 유리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방선거도 결국 중앙정치의 흐름을 따라갈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민주당의 기세가 워낙 거세 야당인 국민의힘이 버거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인천의 강남'으로 불리며 당초 보수 지지세가 강했던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서도 현 시장에 대한 실망감이 민주당 지지로 옮겨가는 기류가 감지됐다. 송도에 거주한다는 40대 주부 양씨는 스스로를 "뼛속까지 오른쪽"이라고 표현하면서도 유 후보를 향한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양씨는 "유 시장이 8년 동안 시정을 이끌면서 송도의 자산이 어떻게 쓰였는지 보면 주민들이 분노할 수밖에 없다"며 "예전엔 인천시 빚 갚느라 송도 돈을 빼가더니 지금은 원도심 공약에 밀려 송도는 완전히 뒷전이 됐다. 이번엔 국민의힘을 찍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연수구에서만 내리 3선을 지낸 박찬대 후보를 향해서는 우호적인 정서가 엿보였다. 대형마트 앞에서 만난 50대 주민 송씨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도 박찬대는 다르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국회의원 시절에 동네 자잘한 민원 하나하나 얼마나 챙겼는데. 이번만큼은 '박찬대'라는 인물 하나만 보고 찍겠다는 이웃들이 수두룩하다"고 했다.
청년들이 몰려있는 대학가로 넘어가자 국민의힘을 향한 성토는 더욱 거칠어졌다. 미추홀구 인하대 후문 근처 카페 테라스에서 만난 20대 대학생은 "민주당은 최소한 개개인의 역량이 부족하거나 잘못한 사람들을 냉정하게 쳐내는 시늉이라도 하는데 국민의힘은 늘 제 식구 감싸기에 바쁘지 않으냐"며 "청년들 눈에는 그런 태도가 최악의 비호감"이라고 날을 세웠다. 곁에서 커피를 마시던 동기 김씨 역시 "국민의힘은 매번 남 탓만 하니 표를 주고 싶어도 줄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상업 시설이 밀집한 부평구의 민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평리단길에서 주차장을 운영하는 50대 이씨는 "박찬대 의원 쪽으로 기운다"고 했다. 이씨는 "유정복 시장이 특별히 무능했다기보다는 국민의힘 자체가 너무 못해서 지역에서 열심히 한 국민의힘 사람들도 고스란히 피해를 보는 것 같다"며 "솔직히 민주당이 잘해서라기보다는 국민의힘이 미워서 찍는 것"이라고 씁쓸해했다.
남동공단 "생존이 우선"… 서구 신도시는 '여당 프리미엄' 주목
당장의 먹고사는 문제가 투표의 최우선 기준이 되는 곳도 있었다. 남동국가산업단지 소재 제조업체에 근무하는 40대 김씨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했다. 김씨는 "중동 전쟁 여파 등으로 원료가 평소의 절반도 안 들어오고 있다"며 "잔업도 다 끊겨서 당장 다음 달 월급봉투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유 후보의 핵심 슬로건인 '글로벌 톱텐 시티'를 거론하며 "글로벌 톱텐 시티가 되는 것보다 공단 사람들한테는 내일 당장 공장 문을 닫을지가 더 큰 문제"라며 "뜬구름 잡는 소리 말고 누가 도움이 되는 공약을 내놓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대규모 인구 유입으로 인천의 새로운 승부처로 떠오른 서구의 분위기는 또 달랐다. 청라와 검단 등 신도시 개발로 젊은 학부모와 신혼부부가 대거 유입된 이곳에선 교통·학교·병원 등 생활 인프라 확충 요구가 어느 지역보다 컸다. 이 때문인지 '집권여당 프리미엄'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바이오 기업에 재직 중이라는 검단신도시 거주 30대 직장인 박씨는 "검단은 아파트 단지만 먼저 들어서고 교통·학교·병원은 늘 뒤따라오는 느낌"이라고 했다. 그는 "결국 교통망 확충이나 아이 키울 인프라를 누가 제일 빨리 해결할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여당이 마음에 드는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예산을 끌어오고 중앙정부와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쪽이 조금 더 힘이 있지 않을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인천일보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3~25일 인천 거주 만 18세 이상 8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천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가 48.1%로 유 후보(34.7%)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이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4%포인트, 응답률은 6.5%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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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김성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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