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는 20일 대선제분·대한제분·사조동아원·삼양사·삼화제분·CJ제일제당·한탑 등 제분사 7곳에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내 밀가루 기업 간 거래(B2B) 시장 점유율 약 88%를 차지하는 사업자로 2019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약 6년간 가격과 물량을 담합한 것으로 공정위는 판단했다. 담합으로 영향을 받은 관련 매출은 약 5조8000억원으로 산정됐다.
심사관은 해당 행위가 공정거래법상 가격 담합과 물량 배분 담합에 해당하는 중대한 위법행위라고 보고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 의견을 제시했다. 현행법상 관련 매출액의 최대 2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어 대규모 제재 가능성도 제기된다.
통상 담합 사건은 조사 착수부터 심사보고서 발송까지 1년 이상 걸리지만 이번 사건은 지난해 10월 조사 착수 이후 약 4개월 만에 마무리됐다. 공정위는 담당 과장을 포함한 5명 규모의 별도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집중 조사에 나섰으며 심사보고서 발송 단계에서 공식 브리핑을 진행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대응 강화는 이재명 대통령의 물가 안정 주문과 맞닿아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국무회의에서 "식료품만 왜 오르나. 물가라는 것이 담합 가능성도 높지 않은가"라며 "유통회사 몇 군데가 독과점을 하는데 정부가 제대로 관리하고 개입하면 상당 정도는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밀가루·설탕 외에도 계란·음료·과자·돼지고기 등 주요 식료품 시장의 담합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2024년 4~5월 육가공·음료업체 현장조사를 시작으로 지난해 4월 과자업체, 6월 산란계협회에 대한 현장조사를 잇달아 진행했다. 밀가루 사건 처리 속도를 감안하면 다른 사건들도 빠르게 처리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공정위 관계자는 "민생에 피해를 주는 불공정 거래행위에 대해 예외 없이 법과 원칙에 따른 엄정한 법 집행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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